약속을 거절하고 집에 머문다 — 미국 Z세대 77%가 공감한 소프트 허미팅, 이유는 돈이었다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미국 학업 지원 플랫폼 페이퍼스아울이 미국 18~28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77%가 약속을 거절하고 의도적으로 집에 머무는 소프트 허미팅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답했습니다.
  • 왜 중요? 모임을 빠지는 게 좋다는 사람의 61%가 돈을 아낄 수 있어서라고 답했습니다. 고물가가 젊은 세대의 인간관계와 여가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공감 77%, 돈 절약 61%, 정신 건강 29%, 놓쳐도 괜찮다 50%, 국내 Z세대 93%가 모임 비용 부담.

무슨 일이 있었나

한경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9월 15일(현지시간) 공개됐습니다. 응답자의 77%가 소프트 허미팅이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답했고, 전혀 맞지 않는다는 응답은 9%에 그쳤습니다.

소프트 허미팅은 은둔자를 뜻하는 영어 허밋(hermit)에서 나온 말입니다. 사회생활을 완전히 끊는 은둔과는 다릅니다. 피곤하거나 부담스러운 약속은 골라서 거절하고, 대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생활 방식을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유입니다. 약속이나 모임에 빠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가운데 61%가 돈을 아낄 수 있어서라고 답했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서라는 응답도 60%였습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는 답은 29%에 그쳤습니다. 혼자 있고 싶어서라기보다 외출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숫자로 보는 소프트 허미팅

항목 결과
조사 대상 미국 18~28세 3000명(페이퍼스아울)
소프트 허미팅이 내 모습과 비슷 77%(전혀 아니다 9%)
모임 불참이 좋은 이유 돈 절약 61%, 시간·에너지 절약 60%, 정신 건강 29%
집에 머무는 이유 사람과 어울리면 에너지 소모 55%, 집이 좋아서 50%, 외출 비용 42%
놓쳐도 괜찮다·오히려 좋다 50%(불안·실망 27%)
활동 중심 모임 선호 51%(대화 중심 5%)
아날로그 백을 들고 다닌다 51%
국내 Z세대 모임 비용 부담 93%(알바천국, 601명)

배경 — 놓쳐도 괜찮다는 세대

한때 젊은 세대의 심리를 설명하는 대표 단어는 포모(FOMO), 즉 남들이 하는 경험에서 뒤처질까 불안해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약속이나 경험을 놓쳐도 괜찮거나 오히려 좋다는 응답이 50%로, 불안하거나 실망스럽다는 응답(27%)의 약 두 배였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51%는 그냥 만나서 대화하기보다 무언가를 함께하는 부담 없는 모임을 적극적으로 고른다고 답했습니다. 특별한 활동 없이 대화만 하는 만남을 선호한다는 사람은 5%뿐이었습니다.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51%는 책이나 뜨개질처럼 화면이 필요 없는 활동거리를 담은 이른바 아날로그 백을 정기적으로 또는 가끔 들고 다닌다고 했고, 그중 41%는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페이퍼스아울은 이 흐름이 Z세대가 인간관계를 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응답자의 82%가 활동 중심 모임에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아니라 비용과 에너지, 시간을 따져 약속을 고른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금융 플랫폼 셀프파이낸셜이 지난해 미국 성인 1001명에게 물었을 때도 78.8%가 친구와 어울리며 경제적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돈 문제로 친구와 거리를 두거나 관계를 끊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44.7%였습니다.

국내도 프렌드플레이션

한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친구를 만나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지면서 모임과 지출을 줄이는 현상을 친구(friend)와 물가 상승(inflation)을 합쳐 프렌드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알바천국이 지난 6월 Z세대 601명을 조사한 결과 93%가 물가 상승으로 친구 만남이나 모임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71.2%는 최근 1년 동안 모임 관련 지출을 줄였고, 64.6%는 평소 일주일 동안 친구를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한 번 만날 때 쓰는 돈은 주로 3만~5만원이었고, 약 3분의 1은 한 번에 5만원 이상을 쓰면 부담을 느꼈습니다.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은 식사비(78.4%, 복수응답)였고 커피·디저트비(40.1%), 주류비(29.7%), 생일·기념일비(25.8%) 순이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모임이 부담스러운 20대: 약속을 줄이는 것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조사입니다. 비용 부담이 적은 활동 중심 모임으로 방식을 바꾸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외식·여가 업계: 대화 위주의 식사 모임보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활동형 모임과 집에서 즐기는 여가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고물가가 이어지는 동안 젊은 층의 모임·외식 지출이 더 줄어드는지.
  • 활동 중심 모임과 화면 없는 취미 같은 새로운 여가 방식이 확산되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