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도 빈소도 없는 장례가 5년 새 60% 늘었다 — 스몰엔딩이 번지는 이유

빈소 없는 장례를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조문객을 받지 않고 빈소도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가 지난해 2만504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 1만5672건에서 5년 새 60% 늘었습니다.
  • 왜 중요? 무빈소 장례에 관한 공식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때 무연고자나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장례 방식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스스로 선택하는 추모 방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전체 장례 중 무빈소 비중 7.1%, 무빈소 장례가 가능한 장례식장 92%, 본인 장례를 무빈소로 치를 의향 71.8%.

무슨 일이 있었나

중앙일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실(국민의힘)을 통해 받은 보건복지부의 ‘전국 무빈소 장례 이용 현황’ 자료가 14일 보도됐습니다. 무빈소 장례는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따로 차리지 않고, 가족끼리 고인을 추모하며 보내는 방식입니다. 요즘은 이런 흐름을 결혼식의 ‘스몰웨딩’에 빗대 ‘스몰엔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빈소 없이 치러진 장례는 2만5045건이었습니다. 2021년 1만5672건에서 5년 사이 60% 늘었습니다. 고령화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늘고 있는데, 장례는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 장례식장 이용 건수에서 무빈소 장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1%였습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9%였는데, 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이 시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무빈소 장례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2023년 5.7%로 잠시 낮아졌다가 2024년 6.1%, 지난해 7.1%로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감염병이 잦아든 뒤에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별 차이도 큽니다. 세종·제주·울산에서는 지난해 장례 10건 중 1건이 무빈소로 치러졌습니다. 경기 파주의 한 병원 장례식장은 무빈소 비중이 2024년 13.9%에서 지난해 61.5%로 뛰었고,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은 지난해 10건 중 8건이 무빈소 장례였습니다.

치를 수 있는 곳도 이미 충분합니다. 지자체가 회신한 전국 장례식장 1031곳 가운데 948곳(92%)에서 무빈소 장례가 가능합니다. 무빈소 장례를 전문으로 하는 한 상조업체 대표는 지난해 월평균 20건 정도였던 의뢰가 올해는 30~40건으로 늘었다며,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인 영업 지역을 경상도까지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부친상을 무빈소 가족장으로 치른 한 50대 상주는, 아버지가 생전에 허례허식을 싫어해 직접 이 방식을 원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족끼리 차분하게 추모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숫자로 보는 스몰엔딩

무빈소 장례 비중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연도 무빈소 장례 비중 비고
2021년 5.9% 1만5672건, 코로나19 영향
2022년 5.9% 코로나19 영향
2023년 5.7%
2024년 6.1%
2025년(지난해) 7.1% 2만5045건

비용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비용
일반 3일장(조문객 150명 기준) 평균 800만원 안팎
규모가 큰 일반 장례 1500만~2000만원
무빈소 장례 200만~300만원대(일반 장례의 약 5분의 1)

배경 — 왜 빈소를 차리지 않나

첫째는 비용입니다. 장례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빈소 임대료와 인건비, 조문객 식음료 접대비입니다. 빈소를 차리지 않으면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빠집니다. 상조업계 기준으로 일반 3일장이 800만원 안팎인 반면, 무빈소 장례는 200만~300만원대에 치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둘째는 인식의 변화입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5월 성인 1000명에게 물었더니 71.8%가 본인의 장례를 무빈소로 치를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장례 비용을 줄이고 싶다는 이유와 함께, 형식적인 조문을 주고받는 부담, 가족 중심의 장례를 원하는 마음이 주된 이유로 꼽혔습니다.

셋째는 가족 구조의 변화입니다. 중장년 1인 가구가 늘고, 가족·친척 사이의 유대가 예전보다 느슨해진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한지아 의원은 과거에는 무빈소 장례를 무연고자나 소외계층의 장례 방식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점차 새로운 추모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장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농촌진흥청 조사에서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51.5%에서 올해 63.9%로 12.4%포인트 늘었습니다. 이유로는 여행 계획(32.7%), 종교적 이유(25.4%), 차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25%)이 꼽혔습니다. 결혼식도 작아지고 있습니다. 엠브레인의 지난해 말 조사에서는 미혼 남녀 10명 중 8명이 스몰웨딩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직계 가족만 부르는 ‘마이크로 웨딩’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도 생겼습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의무와 기대가 약해지면서, 관혼상제도 옛 틀을 따르기보다 가족이 스스로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되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부모님의 장례를 미리 고민하는 가족: 전국 장례식장 10곳 중 9곳 이상에서 무빈소 장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일반 장례와의 비용 차이는 주로 빈소 임대료·인건비·식음료비에서 생기므로, 견적을 받을 때 이 항목이 어떻게 빠지는지 확인하면 비교가 쉽습니다. 무엇보다 기사 속 사례처럼 고인이 생전에 원한 방식이 가족의 결정을 가볍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나의 마지막을 생각해 본 적 있는 사람: 성인 10명 중 7명이 무빈소 장례에 열려 있다고 답했지만, 막상 그 순간에 뜻을 전할 수는 없습니다. 원하는 장례 방식을 가족에게 미리 말해 두는 것이 남은 사람들의 고민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지인의 부고를 받는 사람: 무빈소 장례라면 찾아갈 빈소 자체가 없습니다. 조문을 가려고 하기보다 유족이 원하는 추모 방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예의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빈소 장례는 어떤 방식인가요?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차리지 않고 가족끼리 고인을 추모하는 장례입니다. 빈소 임대료·인건비·식음료 접대비가 들지 않아 비용이 200만~300만원대로, 일반 장례의 약 5분의 1 수준입니다.

Q. 코로나19 때문에 잠깐 늘어난 것 아닌가요?
2021~2022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비중이 5.9%까지 오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2023년 5.7%로 낮아졌다가 2024년 6.1%, 지난해 7.1%로 다시 늘어, 감염병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무빈소 장례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나요?
지자체가 회신한 전국 장례식장 1031곳 중 948곳(92%)에서 가능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고령화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무빈소 장례 비중이 계속 오를지.
  • 수도권·충청권 중심인 무빈소 전문 상조 서비스가 다른 지역으로 넓어지는지.
  • 차례·결혼식 등 다른 가족 의례의 간소화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