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반도체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 냉장고만 한 위성에 TPU 4개, 햇빛은 지상의 8배

구글 우주 데이터센터 시험 위성을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10월 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2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던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이 발사됐고, 여기에 구글이 설계한 ‘트릴리움’ TPU 4개를 실은 시험 위성이 실렸습니다.
  • 왜 중요?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부지 한계를 벗어나 태양광으로 AI를 돌리겠다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이 연구실을 나와 처음 실제 우주에서 시험됩니다.
  • 핵심 숫자/일정: TPU 4개, 탑재체 130개 동시 발사, 태양에너지 지상 대비 연간 최대 8배, 2035년 발사비 kg당 200달러 가능성, 내년 위성 2대 추가.

무슨 일이 있었나

‘트랜스포터-18’로 명명된 이번 발사에는 구글의 AI 위성을 포함해 소형 위성 등 130개 탑재체가 실렸습니다. 발사 약 54분 30초 뒤부터 11분에 걸쳐 탑재체들이 저궤도에 차례로 배치됐습니다.

구글 위성은 냉장고 크기입니다. 지구 관측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와 공동 개발한 시험 위성으로,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우주 AI 인프라 연구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의 첫 실증입니다.

왜 우주인가

출발점은 AI 확산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입니다. 구글은 저궤도의 특정 궤도에서는 태양전지판이 거의 끊임없이 햇빛을 받을 수 있어, 중위도 지상에 설치했을 때보다 연간 최대 8배 많은 태양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발상은 이렇습니다.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로 내려보내는 대신, 전기가 있는 곳으로 AI 반도체를 올려 보내 거기서 연산을 하자는 것입니다. 구글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AI 연산을 확장하는 가장 확장성 높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선캐처

항목 내용
탑재 반도체 트릴리움 TPU 4개
발사체 스페이스X 팰컨9(트랜스포터-18)
동시 탑재체 130개
태양에너지 확보량 지상 대비 연간 최대 8배
발사 시 충격 최대 10g 지속 가속, 부품 순간 50~100g
TPU 가동 방식 한 번에 약 15분씩
최종 구상 예시 650km 상공, 위성 81대를 반경 1km 안에 배치
필요 위성 간 통신 링크당 약 10Tbps(현재 상용 1~100Gbps)
2035년 발사비 전망 kg당 200달러 미만 가능성

이번 실험이 확인하려는 세 가지

당장 우주에서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상용으로 설계된 TPU가 우주 환경을 견디는지 보는 내구성 시험입니다.

충격: 저궤도에 도달하기까지 약 10분 동안 최대 중력의 10배에 이르는 가속과 진동이 이어지고, 개별 부품에는 순간적으로 50~100g의 충격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구글은 발사 전 세 방향 진동 시험을 했고 하드웨어가 이를 견뎠다고 밝혔습니다.

방사선: 구글은 UC데이비스의 양성자 빔 시설에서 TPU에 방사선을 쏘면서 AI 연산을 수행했습니다. TPU는 5년간 우주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누적 방사선량을 넘어선 수준에서도 영구적인 고장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열: 가장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지상에서는 팬과 냉각수로 열을 빼지만 진공인 우주에서는 공기 냉각이 불가능합니다. 구글은 히트파이프와 방열판으로 열을 우주로 방출하는 방식을 시험합니다. 이번 위성은 열 관리를 위해 TPU를 한 번에 약 15분씩 가동하며 구글의 오픈 AI 모델 ‘젬마’를 실행할 예정입니다.

최종 그림과 남은 격차

구글의 구상은 위성 한 대를 거대한 데이터센터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수십 개의 TPU를 실은 소형 위성 여러 대를 가까이 띄우고 레이저로 연결해 하나의 AI 클러스터처럼 작동시키는 방식입니다. 연구진은 650km 상공에 위성 81대를 반경 1km 안에 배치하는 모델을 예시로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통신입니다. AI 학습에 필요한 통신량을 감당하려면 위성 간 링크당 약 10Tbps급 대역폭이 필요한데, 현재 상용 위성 간 광통신은 통상 1~100Gbps입니다. 적게는 100배의 격차입니다. 구글은 내년 위성 두 대를 추가로 띄워 고속 레이저 통신을 시험할 계획입니다.

경제성은 발사비에 달렸습니다. 구글 연구진은 스페이스X의 발사 비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스타십 재사용이 확대되면 2035년께 저궤도 발사 가격이 kg당 2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려면 누적 약 37만t, 스타십 기준 약 1800회 분량의 화물을 우주에 더 보내야 합니다. 연평균 약 180회 발사입니다.

kg당 200달러가 되면 우주에서 전력 1kW를 확보하는 연간 비용이 약 81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구글은 추산했습니다. 미국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1kW당 연간 570~3000달러를 쓰는 것과 겹치는 수준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AI 서비스를 쓰는 입장에서는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이번은 반도체가 우주에서 버티는지 보는 시험이고, 경제성 확보 시점으로 제시된 것은 2035년입니다.

전력 문제 측면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지상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이 이런 실험을 낳았습니다.

주의할 점은 경제성 계산이 여러 가정 위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발사비 kg당 200달러, 스타십 연 180회 발사, 10Tbps 통신 모두 아직 달성되지 않은 조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TPU가 뭔가요?
A. 텐서처리장치로, 구글이 AI 연산용으로 자체 설계한 반도체입니다. 이번에 실린 것은 ‘트릴리움’이라는 모델입니다.

Q. 우주에서 AI 학습을 하나요?
A. 이번에는 아닙니다. 오픈 모델 젬마를 15분씩 실행하며 열과 내구성을 확인합니다.

Q. 왜 전기를 지구로 안 보내나요?
A. 전력을 내려보내는 대신 전력이 있는 우주에 반도체를 올려 연산하는 것이 선캐처의 발상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첫째, TPU가 궤도에서 정상 작동하는지와 열 관리 결과입니다. 둘째, 내년 위성 두 대로 시험할 고속 레이저 통신의 성능입니다. 셋째, 스타십 재사용 확대로 발사비가 실제로 떨어지는 속도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