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초의 베니스 은사자상 — 이창동, 24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었다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이창동 감독(72)의 영화 ‘가능한 사랑’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습니다.
  • 왜 중요? 심사위원대상은 대상인 황금사자상 다음인 2위 상입니다. 한국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고, 한국 영화의 베니스 경쟁 부문 수상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4년 만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이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뒤 24년 만에 베니스에서 다시 수상했습니다. 23일 국내 극장 개봉, 11월 넷플릭스 공개 예정. 내년 3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도 선정돼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버닝’(2018년)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지난 7일 베네치아 첫 공개 소식을 전한 바 있는데, 폐막식에서 수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서로 숨겨져 있던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노동이 사라져 가고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상을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영화에 생명력을 준 네 배우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홍콩 감독 조니 토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품이 이 감독이 만든 영화 8편 가운데 가장 섬세하고 성숙하다며, 영화의 모든 디테일한 요소를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사유를 전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은 다른 해외 영화제 참석 등으로 시상식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전도연은 제작사 넷플릭스를 통해 이번 수상이 감독의 다음 작품에 큰 동력이 되길 바란다며 다음 영화가 벌써 궁금하다고 밝혔습니다.

숫자로 보는 이번 수상

항목 내용
영화제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 황금사자상 다음 2위
의미 한국 영화 최초 은사자상
한국 영화 베니스 경쟁 부문 수상 2012년 ‘피에타’ 이후 14년 만
이창동 감독 베니스 수상 2002년 ‘오아시스’ 감독상 이후 24년 만
신작 공백 ‘버닝’(2018년) 이후 8년
국내 개봉 9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11월
아카데미 제99회(내년 3월)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

이창동 감독의 연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작품 주요 내용
1997년 초록물고기 제대 후 폭력 조직에 휘말린 청년
2000년 박하사탕 5·18민주화운동이 한 남성의 삶에 남긴 비극
2002년 오아시스 장애인 여성과 남성의 사랑, 베니스 감독상
2007년 밀양 구원과 용서의 의미
2010년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인
2018년 버닝 청년 세대의 불안
2026년 가능한 사랑 해고 노동자와 두 부부의 욕망, 베니스 은사자상

배경 — 투자자를 못 구했던 영화

이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고교 국어교사였던 그는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전리’가 당선돼 먼저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영화감독 데뷔는 1997년 ‘초록물고기’로, 43세의 늦은 출발이었습니다.

이후 그의 영화는 줄곧 사회의 주변부를 향했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비춰 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능한 사랑’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10여 년 전 한 대기업에서 벌어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이 감독은 해고 노동자의 삶을 다룬 시나리오를 오랜 기간 고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었고, 결국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됐습니다.

영화는 앞서 6일 베니스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긴 기립박수를 받았고, 이후 현지 비평가 평점에서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해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습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경제적·정서적 불안을 파고드는 강렬한 성찰이자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이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을 보여준다고 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엑스(X)에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과 더 많이 만나기를 바란다며 축하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11월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극장과 OTT 중 어느 쪽으로 볼지 선택할 수 있는 일정입니다.

영화계 관점에서: 국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작품이 글로벌 OTT의 투자로 만들어져 세계 3대 영화제에서 2위 상을 받았습니다. 작가주의 영화의 제작 환경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아카데미를 기다리는 사람: 이미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년 3월 제99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해 두었습니다. 베니스 수상이 후보 지명 경쟁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가 다음 관심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은사자상은 몇 번째 상인가요?
심사위원대상인 은사자상은 대상인 황금사자상 다음, 2위에 해당하는 상입니다.

Q. 한국 영화의 베니스 경쟁 부문 수상은 처음인가요?
아닙니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4년 만입니다. 다만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Q. 넷플릭스 영화인데 극장에서도 볼 수 있나요?
네,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11월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23일 국내 개봉 이후 관객 반응과 흥행 성적.
  • 제99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최종 후보 지명 여부.
  • 넷플릭스와 한국 영화 작가주의 감독들의 협업이 이어지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