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은 좋아도 공부는 중국어 — 베트남 채용시장에서 한국어가 밀려났다

외국어 채용 경쟁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중국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류를 타고 한국어 학습 붐이 일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중국어가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한국일보가 현지 취재로 전했습니다.
  • 왜 중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해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중국어 능통자를 대거 채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지난해 베트남 중국어 채용 공고 1만2997건(49% 증가), 한국어 2388건, 베트남 HSK 응시자 14만6000명(세계 1위).

무슨 일이 있었나

13일 베트남 하노이대의 중국어능력시험(HSK) 고사장에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젊은 응시생이 가득했습니다. 최고 등급인 6급 시험을 치른 23세 직장인은 중국계 철도 회사에서 일하다 퇴사하고 중국어 강사를 준비 중이라며, 중국 기업의 진출이 빨라지면서 중국어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학생은 한국 드라마와 K팝을 가장 좋아하지만 미래와 취업을 생각해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했습니다.

열기는 숫자로도 드러납니다. 중국어능력시험 주관기관(CTI)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HSK 응시자는 14만6000명으로 세계 1위였습니다. 태국이 13만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 6만명,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3만명이었습니다.

채용 시장의 변화는 더 큽니다. 베트남 채용 플랫폼 잡오케이오(JobOK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어 구사자 채용 공고는 1만2997건으로 2024년보다 49%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어 구사자 공고는 5422건, 한국어는 2388건이었습니다. 1~3년 차 중국어 구사자는 같은 직무 평균보다 50%가량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 입시에서도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하노이국립대 외국어대의 올해 외국어 계열 합격선은 영어가 30점 만점에 25.92점으로 가장 높았고 중국어 25.65점, 한국어 24.3점, 일본어 23점 순이었습니다. 하노이대도 40점 만점에 영어 34.45점, 중국어 34.20점, 한국어 32.14점이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 합격선 1, 2위를 다투던 한국어가 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숫자로 보는 동남아 외국어 지형

항목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베트남 채용 공고(지난해, JobOKO) 1만2997건(49% 증가) 5422건 2388건
하노이국립대 외국어대 합격선(30점 만점) 25.65점 23점 24.3점
하노이대 합격선(40점 만점) 34.20점 32.14점

지난해 HSK 응시자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 응시자
베트남 14만6000명(세계 1위)
태국 13만명
한국 6만명
일본 3만명
인도네시아 3만명

배경 — 공장을 따라 언어가 움직였다

변화의 출발점은 공장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하려고 생산기지를 동남아로 옮기면서 현지에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인력을 대거 뽑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매체 단트리는 지난 3월 박닌 등 산업단지에서 직원들이 퇴근 후 중국어 학원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HSK 4급만 갖춰도 취업률이 100%라고 보도했습니다. 한 중국어 학원 강사는 2~3년 전보다 수강생이 급격히 늘었고, 대우를 더 잘 받기 위해 공부하는 직장인들의 학습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언어 확산에 적극적입니다. 동남아 각국에 중국어 보급 기관인 공자학원을 세워 언어 교육과 교사 양성, HSK 시험 운영을 지원합니다. 태국과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일대일로 참여국을 중심으로는 직업훈련 기관인 루반공방을 세워 중국산 장비 사용법과 언어를 무료로 묶어 가르칩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센터는 루반공방이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했다며, 중국이 자국 이미지를 위협에서 파트너로 바꾸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한 대기업 현지 법인장은 한국 기업 입사 지원서의 특기란에 중국어를 써낼 정도로 중국어 공부가 유행이 됐다며, 중국계 기업들이 한국 기업보다 월급을 조금 더 주는 방식으로 숙련 노동자를 흡수하더니 이제는 생산직을 넘어 사무직 인력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동남아에서 사업하거나 채용하는 기업: 한국어 가능 인력을 구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숙련 인력을 두고 중국계 기업과 임금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처우와 현지 인재 확보 전략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류의 영향력을 체감하던 사람: K팝과 드라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현지 청년들에게 외국어 선택은 좋아하는 문화보다 취업과 연봉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문화적 호감이 곧 언어 수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례입니다.

외국어 공부를 고민하는 사람: 동남아에서는 중국어가 취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지역과의 업무나 진출을 생각한다면 이런 변화를 참고할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남아에서 한국어 인기가 사라진 건가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좋아한다는 청년도 많습니다. 다만 취업용 외국어로는 중국어가 앞서면서, 채용 공고와 대학 합격선에서 한국어가 밀리고 있습니다.

Q. 왜 갑자기 중국어 수요가 늘었나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해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중국어 능통자를 대거 채용했기 때문입니다.

Q. 한국 기업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중국계 기업이 임금을 조금 더 주는 방식으로 숙련 노동자를 흡수하면서,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 인력 확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한국 기업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올해 베트남 채용 시장에서 중국어·한국어 공고 격차가 더 벌어지는지.
  • 동남아 대학 외국어 계열 합격선 순위의 변화.
  • 한국 기업과 정부의 현지 인재 확보 대책.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