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은 금광, 군함도는 산업유산 — 일본 정부 지원 책자에서 사라진 조선인 강제동원

세계유산 책자에서 강제동원 역사가 빠진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추진하는 유네스코 가입 75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유산 가이드북이 발간돼 일본 전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이 포함된 유산을 소개하면서 역사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왜 중요? 일본 정부는 해당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설명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식 약속했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책자에는 문화·자연유산 26건이 담겼습니다. 사도광산에는 1000명이 넘는 조선인이 강제동원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7월 제48차 회의에서 일본에 개선을 요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연합뉴스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유적지를 둘러보는 여행’이라는 제목의 가이드북이 발간됐습니다. 문부과학성이 추진하는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이고, 세계유산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들도 제작에 협력했습니다.

책자에는 지난 7월 새로 등재된 나라현의 ‘아스카·후지와라 고대 수도’를 제외한 26건의 문화·자연유산이 소개됐습니다. 여기에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 포함된 두 곳이 들어 있습니다. 2015년 등재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군함도 포함)과 2024년 등재된 사도광산입니다. 두 곳 모두 역사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사도광산 서술. 책자는 사도광산을 에도막부를 지탱한 일본 최대의 금 생산지로 소개하며, 17세기 이곳에서 캔 금이 전 세계 금의 약 10%를 차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등재를 추진할 때 에도시대만 조명해 역사 문제를 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방식과 같습니다.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뒤 사도광산은 구리·철·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쓰였고, 이때 1000명이 넘는 조선인이 노역에 강제동원됐습니다. 그런데 책자는 “광산 갱내에서 일하는 장인(職人)들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고만 소개했습니다. 광산 노동의 주체였던 조선인 노동자 대신 일본인 숙련공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더 나아가 책자는 일이 가혹했지만 당시 그들은 굉장한 고임금을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사실을 흐리는 서술입니다.

숫자로 보는 경과

시점 내용
2015년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군함도 포함) 세계유산 등재, 일본 정부 조선인 동원 설명 약속
2020년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 개관 — 조선인 동원 소개 대신 산업화 성과 중심
2024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2026년 7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일본에 개선 요구 결정문 채택
2026년 9월 문부과학성 지원 가이드북, 강제동원 언급 없이 판매
항목 내용
책자 제목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유적지를 둘러보는 여행
발간 계기 일본 유네스코 가입 75주년
제작 문부과학성 기념 프로젝트, 관련 지자체 협력
수록 유산 26건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 1000명 이상
한국 정부 대응 사도광산 등재 이후 3년 연속 별도 추도식

배경 — 지켜지지 않은 약속

이번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의 등재를 전후해, 일제강점기에 이뤄진 조선인 강제동원에 관해 설명하겠다고 공식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도쿄에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조선인 동원 대신 일본의 산업화와 우수성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사도광산도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입니다. 지난 7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등재 당시 약속과 달리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북은 그 결정문이 나온 뒤에 발간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두 유산의 등재 이후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사도광산 등재 이후 3년 연속 희생자 추도식을 일본과 별도로 열고 있습니다.

세계유산 등재와 약속은 어떤 관계인가요

세계유산은 해당 장소의 ‘전체 역사’를 기준으로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등재 과정에서 관련국이 우려를 제기하면, 신청국이 특정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지 약속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유네스코는 이후 그 약속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결정문으로 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 사도광산이나 군함도를 방문한다면 현지 안내 자료가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다루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번 가이드북은 일본 전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역사 교육 관점에서: 정부가 지원한 공식 성격의 책자가 특정 역사를 빼고 서술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여행 안내서는 일반 독자에게 널리 읽히는 매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습니다.

한일 관계 관점에서: 유네스코 결정문 이후에도 비슷한 서술이 반복되면서,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후속 논의와 한국 정부의 대응이 다시 주목받게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 정부가 직접 만든 책인가요?
문부과학성이 추진하는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간됐고, 관련 지자체들이 제작에 협력했습니다.

Q. 조선인 강제동원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나요?
기사에 따르면 두 유산을 소개하면서 역사 문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Q. 유네스코는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나요?
지난 7월처럼 결정문을 채택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가이드북에 대한 유네스코의 별도 대응은 기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한국 정부가 이번 가이드북에 대해 공식 문제를 제기하는지.
  •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의 결정문 이행 여부를 다음 회의에서 어떻게 점검하는지.
  • 올해 사도광산 희생자 추도식이 어떤 형태로 열리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