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수출 13년 만의 최저 — 우회로였던 홍해마저 막혔다

호르무즈와 홍해 양쪽이 막힌 원유 수송로를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마련한 석유 수송 우회로마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노출되면서 석유 수출량이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왜 중요?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입니다. 막대한 원유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공급해 온 나라의 공급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지난달 사우디 석유 수출량 하루 평균 320만 배럴(13년 만 최저). 최근 일주일간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거쳐 홍해로 이동한 사우디 화물선 2척. 국제 유가는 9일 장중 배럴당 101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중동에서 원유가 빠져나가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페르시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이고, 다른 하나는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로 나가는 길입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사우디는 두 번째 길에 기댔습니다. 국토를 가로질러 홍해로 연결되는 송유관의 수송량을 늘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회로도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선박에 대한 홍해 봉쇄’를 선언한 이후, 사우디는 선박들을 북쪽으로 보내 수에즈 인근 송유관을 거쳐 지중해로 원유를 운송하는 방안까지 동원했습니다. 다만 이 경로는 주요 고객인 아시아까지 가려면 운송 기간이 수 주 늘어나는 등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결과는 숫자에 나타났습니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의 석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320만 배럴로 13년 만의 최저치였습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거쳐 홍해로 이동한 사우디 화물선은 단 2척에 불과했습니다.

해운분석업체 제네타의 피터 샌드는 최근 사태가 악화하기 전 홍해를 이용하면서 해운회사들이 느꼈던 약간의 안도감마저 완전히 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현황

항목 수치
사우디 석유 수출량(지난달) 하루 평균 320만 배럴(13년 만 최저)
최근 일주일 홍해 통과 사우디 화물선 2척
바브알만데브 해협 하루 평균 통항 선박(지난달) 35척(2025년 7월 이후 최저)
후티 반군의 사우디 항구 관련 선박 공격 7월 20일 봉쇄 선언 이후 최소 7차례
사우디 남부 에너지 시설 공격 부상자 민간인 73명
국제 유가 9일 장중 배럴당 101달러 돌파
투자은행 경고 시나리오 배럴당 120달러

배경 — 공격 범위가 넓어졌다

문제는 공격 횟수만이 아닙니다. 공격이 벌어지는 ‘장소’가 넓어졌다는 점이 해운업계를 더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20일 홍해 봉쇄를 선언한 이후 사우디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최소 7차례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사우디 남부 지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민간인 73명이 다치면서 전면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예멘 특사 대리 출신 앨리슨 마이너는 지난 8월 말 사우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됐던 홍해 중부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짚으며, 이제 공격은 예멘 인근의 홍해 남부 해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상위험분석기관 마리스크의 설립자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도 해운업계의 당면 과제는 개별 공격 횟수뿐 아니라 공격 대상의 기준과 범위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배가 표적이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면, 물리적으로 봉쇄되지 않아도 항로 자체를 피하게 됩니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미국의 보복을 피하고자 사우디와 관련 없는 선박의 통항은 허용하고 있지만, 바브알만데브 해협 통항량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하루 평균 통항 선박은 35척으로 2025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런던 소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부르크 오즈셀릭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은 바브알만데브 해협이 물리적으로 봉쇄되지 않더라도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2023년 말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운송 비용이 훨씬 큰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항로 수요가 늘어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등을 위협하는 데는 자체적인 정치적 목적이 있지만,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압박을 가하려는 이란의 이해관계와도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도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9일 장중 배럴당 101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요르단 미군 기지와 미국 해군 구축함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미군은 이란 유조선 5척을 격침했습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중동 선박 공격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브알만데브 해협이 뭔가요

홍해 남쪽 끝, 예멘과 아프리카 지부티 사이의 좁은 길목입니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관문으로, 이곳을 지나야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유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예멘 해안과 맞닿아 있어 후티 반군의 공격에 가장 취약한 구간으로 꼽힙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소비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1달러를 넘었습니다. 수입 원유 가격은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과 물류비, 공산품 가격에 반영됩니다. 다만 국내 가격에는 세금·환율·유통 구조가 함께 작용하므로 국제 유가와 1대1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수출입 기업: 홍해 항로 회피는 운송 기간과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2023년 말 사례에서 희망봉 우회 수요가 늘었던 것처럼, 아시아-유럽 노선의 리드타임 재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산시장: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금리 기대에 영향을 줍니다. 투자은행들이 120달러 시나리오를 경고하고 있으나 이는 전망이며, 이 글은 특정 자산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여행·항공: 유가는 항공 연료비의 핵심 변수입니다. 다만 유류할증료 조정에는 시차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막혔나요?
이번 보도는 사우디가 호르무즈 봉쇄에 대응해 우회로를 마련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봉쇄 상태의 구체적 수준은 이 보도에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Q. 왜 320만 배럴이 낮은 수치인가요?
케이플러 집계 기준으로 13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사우디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망에 미치는 파장이 큽니다.

Q. 홍해를 안 지나면 어떻게 가나요?
사우디는 수에즈 인근 송유관을 거쳐 지중해로 보내는 방안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아시아까지 운송 기간이 수 주 늘어나고 비용도 크게 증가합니다. 2023년 사례처럼 희망봉을 도는 항로도 대안이지만 비용이 훨씬 큽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사우디 남부 에너지 시설 공격 이후 사우디-후티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는지.
  • 바브알만데브 해협 통항 선박 수(현재 하루 35척)의 추가 감소 여부.
  •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 위에서 고착되는지, 투자은행들이 경고한 120달러 구간에 접근하는지.
  • 사우디의 지중해 우회 운송이 아시아 수출 물량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하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