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의 바다를 실험실에 만들고 지구 미생물을 넣었더니 — 살아남았고 심지어 늘어났다

엔셀라두스 지하 바다 재현 실험을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연구진이 토성의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하고 지구의 미생물을 투입한 결과, 그 미생물이 생존하고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됐습니다.
  • 왜 중요? 엔셀라두스에서 실제로 생명체가 발견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곳의 지하 바다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엔셀라두스 지름 약 500km, 사용된 미생물 오키나와메타노코쿠스, 카시니 탐사선 물기둥 통과 2015년.

무슨 일이 있었나

토성의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는 지구 밖 생명체 탐색에서 태양계 내 가장 주목받는 천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얼어붙은 지각 아래에 염분을 포함한 액체 상태의 거대한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간헐천처럼 솟아오르는 물기둥을 통해 지하 바다의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IT매체 기즈모도가 9월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가 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주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엔셀라두스의 지하 해양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한 뒤 지구의 미생물을 투입해 생존 여부를 관찰했고, 그 미생물이 엔셀라두스와 유사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셀라두스는 어떤 곳인가

항목 내용
지름 약 500km(미국 애리조나주와 비슷한 크기)
표면 얼음으로 뒤덮임
지각 아래 액체 상태 바다 추정
특징 남극 지역에서 물기둥이 우주 공간까지 분출
2015년 카시니 탐사 물기둥 통과해 소금·유기 화합물 검출

201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엔셀라두스 남극에서 분출되는 물기둥을 직접 통과하며 소금과 유기 화합물 등을 검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에 생명체가 탄생하고 유지되는 데 필요한 화학 성분이 상당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험실에 바다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물에 소금과 탄산염을 섞고 암석 가루를 첨가해, 알칼리성 해양 환경과 물과 해저 암석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모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외계 바다’에 미생물 한 종을 투입했습니다. 대상은 오키나와메타노코쿠스(Methanothermococcus okinawensis)로, 일본과 대만 사이 오키나와 해구의 심해 열수구 주변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입니다.

이 미생물을 고른 이유가 있습니다. 메탄생성균의 일종으로, 햇빛이나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고 부산물로 메탄을 만듭니다. 태양빛이 닿지 않는 얼음 아래 바다에서 살아갈 만한 조건을 이미 갖춘 생물인 셈입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연구진은 물과 암석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된 수소를 이용해 미생물이 메탄을 만들어내면서 실제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이 미생물은 실험 환경의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에 맞춰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와 유사한 조건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대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연구: 엔셀라두스가 샘플을 준비해 준다

같은 학술지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도 흥미롭습니다.

연구진은 카시니 탐사선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엔셀라두스의 바다에서 분출된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나오면서 얼고 부서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합물과 광물이 분리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행성과학자 프랑크 포스트버그는 엔셀라두스가 지구의 화학 실험실에서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샘플 분석 준비 작업을 사실상 대부분 대신해 준다며, 해양 구성 성분들이 서로 분리되는 동시에 개별 얼음 입자로 농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향후 생명체 탐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봤습니다.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되는 얼음 입자와 물질을 우주선이 직접 분석할 경우, 현재의 탐사 기술만으로도 생명의 흔적이나 생명 활동과 관련된 화학적 증거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우주 탐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번 결과의 의미는 ‘착륙해서 땅을 파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가깝습니다. 엔셀라두스는 지하 바다의 물질을 스스로 우주로 뿜어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성분이 분리·농축되기까지 합니다. 탐사 난이도를 크게 낮추는 조건입니다.

결과를 해석할 때는 연구진이 그은 선이 중요합니다. 이번 실험은 실험실에서 재현한 환경에 지구 미생물을 넣은 것이고,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가 발견된 것은 아닙니다.

지구 생명 연구 측면에서는 오키나와 해구의 심해 열수구 미생물이 실험 대상이 됐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햇빛과 산소 없이 살아가는 지구의 극한 환경 생물이 외계 환경 연구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엔셀라두스에 생명체가 있다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재현한 유사 환경에서 지구 미생물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가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기사에 명시돼 있습니다.

Q. 왜 하필 그 미생물인가요?
A. 오키나와메타노코쿠스는 심해 열수구에 사는 메탄생성균으로, 햇빛과 산소 없이 수소와 이산화탄소만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얼음 아래 바다의 조건과 비슷한 환경에서 사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Q. 카시니 탐사선은 지금도 있나요?
A. 기사에는 2015년 물기둥을 통과해 소금과 유기 화합물을 검출한 사실과, 수집한 데이터가 지금도 분석에 쓰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현재 운용 상태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첫째, 엔셀라두스 물기둥을 직접 분석하는 후속 탐사 계획이 구체화되는지입니다. 두 번째 연구는 현재 기술로도 생명 흔적 확인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둘째, 실험실 재현 환경의 조건을 더 엄격하게 맞춘 후속 연구가 같은 결과를 내는지입니다. 셋째, 엔셀라두스 외에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얼음 아래 바다가 있는 천체로 같은 방식의 연구가 확장되는지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