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도시를 세운다고? 정신차려!" — 휴고상 작가 부부의 화성 이주 회의론

화성 도시 회의론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휴고상 수상작 《화성에 도시를 세운다면》(원서 A City on Mars)의 저자 켈리 와이너스미스(라이스대 생명과학부 교수)·잭 와이너스미스(과학 만화가) 부부가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화성 정착 구상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 핵심 주장: “우주는 통째로 인간을 해치려 드는 환경.” 머스크의 “20~30년 내 화성 100만 명 자급자족 정착지” 구상은 **”SF 소설 수준의 명백한 허구”**라고 평가했습니다.
  • 명대사: “지구가 살기 험해 화성으로 가겠다는 건, 지저분한 방을 피해 폐기물 매립지로 이사해 살겠다는 것과 같다.”

원래는 화성 이주 찬성파였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 부부가 원래 화성 정착에 우호적인 안내서를 쓰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4년간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문제들을 발견했고, 결국 책의 방향이 회의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휴고상 논픽션 부문과 영국 왕립학회 과학서상을 받았고, 올해 6월 한국어판이 출간됐습니다.

화성 정착이 어려운 진짜 이유들

저자들이 제시하는 난점은 로켓 기술이 아니라 생물학과 사회 시스템에 있습니다.

  • 저중력 — 뼈가 약해지고 체액이 역류합니다. 화성 중력(지구의 약 3분의 1)에서 인간이 장기 거주한 데이터는 사실상 없습니다.
  • 생식의 공백 — 정자·난자가 방사선에 노출되고, 저중력·고방사선 환경에서 임신·출산·성장이 안전한지 검증된 바가 전혀 없습니다. ‘정착’은 결국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인데, 이 부분이 최대 미해결 과제입니다.
  • 의료 한계 — 무중력·저중력 환경에서는 수술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독성 토양 — 화성 토양의 과염소산염은 갑상샘 호르몬을 교란합니다.
  • 환경 — 영하 65도의 기온과 행성 전체를 덮는 거대 먼지폭풍.
  • 시스템 부재 — 식량·산소·의료는 물론, 토지 소유권 등 법제도까지 자급자족 체계가 없습니다. 우주 자원과 토지 소유에 관한 국제 규범이 없다는 법적 공백도 책의 주요 논점입니다.

머스크 비판 — ‘백업 행성론’의 허점

저자들은 머스크식 서사의 뿌리인 ‘백업 행성론’(지구 멸망에 대비해 화성을 예비지로 만들자)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핵전쟁이나 기후 재앙을 겪은 최악의 지구조차 화성보다 거주 적합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스페이스X가 조달한 약 114조 원(857억 달러)의 자금에 대해서는 과거 성공에 기댄 투자자들의 낙관적 기대 덕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우주 탐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탐사(가는 것)’와 ‘정착(사는 것)’을 구분하자는 것이고, 순수한 탐험 목표 없이 정착을 서두르면 “끔찍한 윤리적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단순히 다른 별에 간다고 우리가 알아서 현명해지진 않는다”는 말이 책의 태도를 요약합니다.

이번에 확인한 인터뷰 기사들에는 저자 주장에 대한 머스크 진영의 직접 반론은 실려 있지 않습니다. ‘낙관적 개척론 대 현실론’의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도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달·화성 탐사 담론이 확산되는 시점입니다. ‘탐사’와 ‘정착’을 구분하는 이 책의 프레임은 우주개발 예산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논의할 때 유용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우주 자원·토지 소유권의 국제 규범 공백 역시 우주조약 체제 논의에 참여하는 한국에 실질적인 의제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스페이스X 스타십의 화성 무인 수송 일정 등 머스크 측 계획의 실제 진행 상황
  • 저중력 환경에서의 포유류 생식 연구 등 ‘정착 가능성’의 과학적 공백을 메우는 후속 연구
  • 낙관론 진영의 공개 반론이나 저자 방한·후속 인터뷰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