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시장인데 수익률 경쟁이 없다 — 상위 10개사 점유율은 75%까지 올랐다

퇴직연금 시장 구조를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자본시장연구원이 퇴직연금 사업자의 성과와 시장점유율 보고서를 내놨다고 EBN산업경제가 9월 23일 보도했습니다.
  • 왜 중요? 2016~2025년 사업자별 장기 운용성과와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을 비교한 결과 두 지표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핵심 숫자: 적립금 501조4000억원, 상위 10개사 점유율 74.8%, DC·IRP 가입자의 67.7%가 평균 수익률 미달.

무슨 일이 있었나

EBN산업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확정급여(DB)형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펀드와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배당상품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시장 확대가 곧바로 사업자 간 운용성과 경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보고서가 2016~2025년 사업자별 장기 운용성과와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을 비교한 결과 두 지표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과거 시장점유율은 이후에도 상당 부분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기존 고객관계와 기업의 사업자 선정, 판매채널 등이 장기 수익률보다 점유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숫자로 보는 퇴직연금 시장

항목 내용
적립금(지난해 말) 501조4000억원
분석 기간 2016~2025년 운용성과
전체 시장 HHI 2011년 632.8 → 지난해 664.8
상위 3개사 점유율 32.7% → 31.3%
상위 5개사 46.8% → 48.5%
상위 10개사 68.4% → 74.8%
지난해 DC 수익률 8.47%
지난해 IRP 수익률 9.44%
평균 수익률 6.47%
평균 미달 가입자 비중 DC·IRP 가입자의 67.7%

배경 — 집중도는 그대로, 상위권은 커졌다

시장집중도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상위 사업자군의 영향력은 커졌습니다. 전체 시장의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2011년 632.8에서 지난해 664.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32.7%에서 31.3%로 낮아졌지만 상위 5개사는 46.8%에서 48.5%, 상위 10개사는 68.4%에서 74.8%로 올랐습니다. 최상위 몇 개 회사로 쏠렸다기보다 상위 사업자군 전체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구조입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이 가입자의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히 사업자 수가 많거나 시장집중도가 낮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우수한 운용성과가 가입자의 선택과 자금 이동으로 이어지는 시장규율이 작동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고르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다르다

문제는 현행 퇴직연금 제도에서 사업자를 고르는 주체와 실제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주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DB형은 사용자가 사업자와 운용방법을 결정합니다. DC형 역시 사업자는 주로 사용자가 선정하는 반면 실제 상품은 가입자가 선택합니다. 가입자가 사업자와 투자상품을 모두 결정하는 IRP에도 정보 비대칭과 사업자 변경에 따른 탐색비용이 존재합니다. 성과가 좋은 사업자로 돈이 옮겨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입니다.

실적배당상품 확대와 증시 상승이 모든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진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DC형과 IRP 수익률은 각각 8.47%, 9.44%로 크게 높아졌지만 DC·IRP 가입자의 67.7%는 전체 가입자 평균 수익률인 6.47%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입자의 상품 선택 역량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금형이 답일까

보고서는 최근 논의되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대안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면서도 제도 형태만 바꿔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기금형은 전문 운용조직을 통해 자산배분과 장기투자를 전문화할 수 있지만 지배구조나 운용 책임이 불분명하면 오히려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2014~2023년 연평균 수익률은 DB형이 5.5%인 데 비해 DC형과 401(k)는 각각 7.1%로 나타났습니다.

홍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기금형과 계약형의 이분법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을 어느 수준까지 전문화하고 집합화할 것인가라며, 현행 계약형에서도 대표 운용상품과 디폴트옵션을 발전시켜 사업자의 운용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퇴직연금에 가입된 직장인: 지난해 DC·IRP 가입자의 67.7%가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제도 안에서도 상품 선택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는 뜻입니다.

사업자를 옮길지 고민하는 사람: 보고서는 사업자 변경에 탐색비용이 든다는 점을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제도 논의를 지켜보는 사람: 기금형 도입 논의에 대해 보고서는 형태 변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이나 사업자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며, 보고서에 담긴 분석과 통계를 정리한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익률이 좋으면 가입자가 몰리지 않나요?
보고서는 2016~2025년 장기 운용성과와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Q. HHI가 무엇인가요?
시장집중도를 재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지수입니다. 2011년 632.8에서 지난해 664.8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Q. 평균 수익률은 얼마였나요?
지난해 전체 가입자 평균 수익률은 6.47%였습니다. DC형은 8.47%, IRP는 9.44%였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의 진행 상황.
  • 디폴트옵션과 대표 운용상품 제도의 개편 여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