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50분에 끝난 협상 — 서울 시내버스 파업, 첫차 두 시간 앞두고 철회됐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철회를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16일 새벽 1시 50분 임금 3.2% 인상에 합의했습니다. 노조는 오전 4시 첫차부터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전 노선 정상 운행에 들어갔습니다.
  • 왜 중요? 출근길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이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은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어서 갈등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임금 인상률 3.2%(지난해보다 0.3%포인트 높음), 통상임금 기준시간 노조 176시간 대 사측 209시간, 합의 시각 새벽 1시 50분.

무슨 일이 있었나

협상은 15일 저녁까지만 해도 결렬 쪽에 가까웠습니다. 오후 9시쯤에는 양측의 언성이 높아지며 말이 심하다는 표현까지 오갔다고 전해졌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 회의는 12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결국 16일 새벽 1시 50분에 조정안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노사가 받아들인 조정안의 핵심은 2026년 임금 3.2% 인상입니다. 지난해 인상률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합의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시민을 위해 파업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원만히 타결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시민의 발을 묶는 일이 없도록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파업이 철회되면서 서울시는 준비했던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했습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려던 무료 셔틀버스는 시행되지 않고, 연장 운행하려던 지하철도 평소 기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큰 혼란 없이 시민의 출근길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노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통상임금 산정 시간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갈등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충분한 협상이 이뤄지기도 전에 시한을 정해 전면 파업부터 예고하는 방식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보장하되 시민이 납득하고 서울시 재정도 감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쟁점 —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뭐길래

이번 협상에서 임금 인상률보다 더 첨예했던 것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입니다.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인데, 월 단위로 받는 돈을 시간당 얼마로 볼지 나눌 때 쓰는 숫자가 기준시간입니다. 같은 월급이라도 기준시간을 적게 잡으면 시간당 단가가 올라가고 그만큼 수당이 늘어납니다. 기준시간이 작을수록 회사가 지급해야 할 임금은 많아지는 구조입니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적힌 월 만근일수 22일에 하루 근로시간 8시간을 곱한 176시간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사측은 단체협약상 약정 근로시간이 하루 9시간이고 여기에 유급 주휴시간 35시간을 더한 230시간이 기준이라고 맞섰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사측은 주 40시간 근로자의 월 근로시간과 유급 주휴시간을 합한 209시간까지 물러섰지만, 노조가 논의 자체를 거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숫자의 차이는 곧 임금의 차이입니다. 노조 요구대로 176시간이 적용되면 약 16%의 임금 인상 효과가 생기고, 사측이 제시한 209시간이 적용되면 인상 폭은 10% 수준이 됩니다. 노사는 이 쟁점을 추후 과제로 남기고 임금 인상률만 정한 채 협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이번 협상

항목 내용
합의 시각 16일 새벽 1시 5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협상 시간 약 12시간
임금 인상률 3.2%(지난해보다 0.3%포인트 높음)
예고됐던 파업 1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전면 파업
노조 주장 기준시간 176시간(만근 22일 × 8시간)
사측 주장 기준시간 230시간 → 209시간으로 조정
기준시간에 따른 효과 176시간이면 약 16% 인상 효과, 209시간이면 10% 수준
서울시 조치 비상수송대책 해제(셔틀버스 미시행, 지하철 연장 취소)

배경 — 새벽 3시 50분 첫차를 기다리던 사람들

파업이 철회되면서 가장 먼저 안도한 사람들은 지하철 첫차보다 일찍 움직이는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서울 구로구 거리공원 정류장의 새벽 풍경이 이를 보여줍니다.

이곳은 평일 오전 3시 50분에 두 대가 연이어 출발하는 8641번의 기점입니다. 신도림역과 구로구청, 고대구로병원, 남구로역, 대림역을 지나 고속터미널과 논현, 학동 등 강남권으로 향하는 새벽 맞춤버스입니다. 이 노선은 2012년 고 노회찬 의원이 언급하며 알려진 6411번 버스의 새벽 노선을 잇고 있습니다. 6411번은 노선 개편으로 기점이 양천구 신정동으로 옮겨졌습니다.

새벽 3시 40분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60대 여성 두 명은 강남의 건물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였습니다. 두 시간쯤 전 협상 타결 소식을 확인하고 집을 나선 참이었습니다. 이들에게 버스가 끊긴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이 아닙니다. 가까운 신도림역의 지하철 첫차는 오전 5시 30분이라 출근 시간을 맞출 수 없고, 파업 시 구로구가 운영할 예정이던 무료 셔틀버스도 오전 7시부터라 새벽 출근에는 쓸 수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면 몇만 원이 듭니다. 입주 회사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청소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지각은 곧 일이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노동자는 자리에 앉아 가려고 집 앞 정류장을 지나쳐 기점까지 걸어온다고 했습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타면 한 시간을 서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16일 새벽 3시 48분, 8641번 두 대가 정류장으로 들어왔고 2분 뒤 정상적으로 출발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서울에서 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 16일 첫차부터 전 노선이 정상 운행 중입니다. 서울시가 준비했던 셔틀버스와 지하철 연장 운행은 시행되지 않으므로 평소 시간표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새벽·심야에 일하는 사람: 이번처럼 파업이 예고되면 지하철 첫차 시간과 지자체 셔틀버스 운행 시작 시각을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번 대책의 셔틀버스는 오전 7시부터 운행할 예정이어서 새벽 출근자에게는 대안이 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가 걱정되는 시민: 임금 인상률은 정해졌지만 통상임금 기준시간은 소송과 추후 협상으로 넘어갔습니다. 같은 쟁점이 다음 협상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파업은 완전히 없던 일이 된 건가요?
16일 첫차부터 예고됐던 파업은 철회됐고 전 노선이 정상 운행 중입니다. 다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은 합의하지 못한 채 추후 과제로 남았고 관련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Q. 임금은 얼마나 오르나요?
2026년 임금을 3.2%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인상률보다 0.3%포인트 높습니다.

Q.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면 어떻게 되나요?
사측은 시민의 발이 묶이는 일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지정 여부나 절차에 대해 정해진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둘러싼 소송의 결과와 후속 협상.
  •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자는 제안이 실제 논의로 이어지는지.
  • 서울시가 언급한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 논의가 어떤 형태로 시작되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