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만 비춰도 뇌세포를 켜고 끈다 — 녹조류에서 시작된 광유전학, 노벨 생리의학상

광유전학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을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10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 스탠퍼드대 교수(55·미국), 페터 헤게만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72·독일), 게오르크 나겔 뷔르츠부르크대 교수(73·독일)를 선정했습니다.
  • 왜 중요? 세 사람이 개척한 ‘광유전학’은 개별 신경세포를 빛으로 켜고 끌 수 있게 했습니다.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감정과 행동을 만드는지 원인을 하나하나 가려낼 수 있는 도구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채널로돕신 단백질 발견 2000년대 초, 쥐 신경세포 자극 성공 2005년, 뇌 속 스위치로 활용 2007년, 상금 1200만 크로나(약 16억원).

무슨 일이 있었나

뇌가 어떻게 감정과 행동, 신체 기능을 제어하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습니다. 20세기 들어 연구자들이 뇌의 특정 기능을 집중 탐구했지만 생물학적 인과관계를 정확히 밝히기 어려웠습니다.

경향신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공포에 질린 쥐의 뇌 속 ‘편도체’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확인됐을 때, 편도체가 활성화해 공포가 생긴 것인지, 공포를 느껴서 편도체가 활성화한 것인지를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수상자 3명은 개별 신경세포 활동을 강제로 자극하거나 억제해 특정 행동이나 감정의 원인을 하나하나 가려내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집 안 어딘가에서 타는 냄새가 날 때 가스레인지와 토스터, 다리미를 차례로 살펴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수상자와 연구의 흐름

시점 내용
2000년대 초 헤게만·나겔, 녹조류 클라미도모나스가 빛을 향해 헤엄치는 원리 탐구
발견 세포 표면의 단백질 ‘채널로돕신’이 청색빛에 반응
2005년 다이서로스, 쥐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 유전자 주입 후 청색빛으로 자극 성공
2007년 쥐 뇌 속 신경세포에서 채널로돕신을 작동 스위치로 활용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상금 1200만 크로나(약 16억원)

녹조류에서 시작됐다

연구는 헤게만 교수의 호기심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나겔 교수와 함께 단세포 녹조류 ‘클라미도모나스’가 빛을 향해 헤엄쳐 가는 원리를 탐구했습니다. 그 결과 세포 표면에서 ‘채널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고, 이 단백질을 주입한 세포가 청색빛에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이서로스 교수가 이를 한발 더 발전시켰습니다. 2005년 쥐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넣고 청색빛을 비춰 세포 활동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07년에는 쥐의 뇌 속 신경세포에서 채널로돕신이 일종의 작동 스위치로 쓰이도록 만들었습니다. 특정 신경세포를 켜거나 끌 수 있는 도구를 손에 넣은 것입니다.

연못의 녹조류가 빛을 찾아가는 단순한 현상이 20여 년 뒤 뇌과학의 핵심 도구가 됐습니다.

무엇이 가능해졌나

광유전학을 활용하면 신경·정신 질환과 연관된 기억, 감정, 행동을 통제하는 신경회로를 명확히 밝힐 수 있습니다. 어떤 세포를 켰을 때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원도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빛만 비춰도 신경세포의 활성을 통제할 수 있게 한 연구”라며 “광유전학은 이젠 뇌과학 분야에서 없어선 안 될 기술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당장 치료에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수상은 연구 도구로서의 공로입니다. 광유전학은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히는 기초 연구 방법이며, 특정 질환의 치료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뇌 질환 연구 측면에서는 우울증·불안·중독 같은 정신 질환의 신경회로를 정확히 짚을 수 있게 된 것이 의미입니다. 어느 회로가 문제인지 알아야 치료 표적도 정할 수 있습니다.

과학 교육 측면에서는 녹조류의 움직임이라는 기초 호기심에서 시작한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응용을 목표로 하지 않은 기초 연구의 가치를 보여 줍니다.

이 글은 수상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광유전학이 뭔가요?
A.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신경세포에 넣어,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특정 세포를 켜거나 끄는 기술입니다.

Q. 채널로돕신은 뭔가요?
A. 녹조류 클라미도모나스의 세포 표면에서 발견된 단백질로, 청색빛에 반응합니다. 이 유전자를 신경세포에 넣으면 그 세포가 빛에 반응하게 됩니다.

Q. 세 사람은 함께 연구했나요?
A. 헤게만과 나겔이 녹조류 연구로 채널로돕신을 발견했고, 다이서로스가 이를 신경세포에 적용했습니다. 서로 다른 단계의 공로가 함께 인정됐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첫째, 이번 주 이어지는 물리학상·화학상 등 노벨상 시즌의 나머지 발표입니다. 둘째, 광유전학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입니다. 셋째, 녹조류 같은 기초 생물 연구에 대한 지원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달라지는지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