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들리는 그 어색한 노래 — AI 음원 규정이 22일 만에 철회됐다

AI가 만든 음원과 저작권 규정 공백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지난 7월 AI를 활용해 제작한 음원의 저작권 신탁을 받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시행 22일 만인 지난 4일 철회했습니다.
  • 왜 중요? 문화예술계 최초로 AI 이용 창작물에 저작권 관리 기준을 마련한 사례여서 다른 분야의 선례가 될 수 있었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음저협은 ‘주도적 참여’를 최소 50% 이상 인간의 창작 개입으로 상정했고, 허위 등록 시 최대 3배의 위약벌 조항도 넣었습니다. 문체부는 지난달 18일 공문으로 유보를 요구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현장부터 봅니다.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울려 퍼지는 AI 음악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묘하게 반복되는 멜로디, 비슷비슷한 가사, 어디서 들어본 듯한데 음악 검색 앱으로는 찾을 수 없는 곡들입니다. ‘수노’ 같은 생성형 AI로 값싸게 찍어낸 음원들입니다.

간단한 명령어 몇 줄로 몇백, 몇천 곡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AI 음원은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게 됐고, 음원 저작권료 지불을 피하기 위해 AI 음원 재생을 택하는 매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음저협이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7월 ‘AI를 활용해 제작한 음원의 저작권 신탁을 받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국회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유보를 요구하면서 시행 22일 만인 지난 4일 철회됐습니다.

숫자로 보는 경과

시점 내용
2026년 7월 음저협, AI 활용 음원 저작권 신탁 방침 발표
8월 4일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한 규정’ 등 시행
8월 10일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국회 기자회견으로 제동
8월 18일 문체부, 공문으로 유보 요구
9월 4일 시행 22일 만에 철회

규정의 핵심 내용은 이랬습니다.

항목 내용
신탁 가능 조건 인간 창작자가 작사·작곡·편곡에 실질적·주도적으로 참여한 경우,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한해
‘주도적’의 기준 최소 50% 이상 인간의 창작 개입
AI의 지위 보조 도구로 제한
허위 등록 시 최대 3배 위약벌

배경 — 왜 협회가 먼저 나섰나

음저협은 문체부 산하 신탁단체로, 음원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위임받아 사용료 징수와 배분을 담당합니다.

한국은 저작권에 ‘무방식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음악 같은 창작물은 어딘가에 등록하거나 공개하지 않아도 제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생깁니다. 다만 사용료를 개인이 일일이 징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수익화 과정을 협회에 신탁하게 됩니다. 따라서 협회 등록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곧바로 AI 창작물에 저작권이 부여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주목받은 이유는 선례가 될 수 있어서입니다. 미술·출판계 등도 AI 활용 기준을 모색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음저협이 규정을 만든 직접적 계기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감사원의 AI 대응 실태 점검 과정에서 음저협에 등록된 음원 가운데 생성형 AI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확인됐고, 문체부는 음저협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음저협 측은 이번 규정이 100% AI 제작 음원을 걸러내려는 방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음원을 방치하기보다 AI 사용 여부를 밝히고 등록하게 하자는 구상이었으며, 보조 도구로서 AI 사용을 허용한 것인데 전면 허용으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쟁점 — ‘인간의 개입’을 어떻게 재나

가장 큰 난점은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AI의 사용 정도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없어 신고자의 양심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음저협이 허위 등록 시 최대 3배 위약벌 조항을 넣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명 ‘딸깍’이라 불리는 100% AI 제작 음원의 등록을 막으려는 장치였습니다.

제동을 건 쪽의 논리는 절차였습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음악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입법적 결론도 내려진 바 없다며 음저협이 자체 규정으로 관리 기준을 먼저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음저협의 개정안이 저작권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만을 저작권의 주체로 상정하는데, 음저협 규정은 인간 창작 부분에 한정했으므로 저촉되지 않습니다. 다만 문체부 산하 신탁단체로서 신탁의 범위와 수수료율 등을 정하려면 문체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문체부는 지난달 18일 음저협에 공문을 보내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유보를 요구했습니다. 문체부 측은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시정 권고를 했다고 밝혔고, 음원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방송·OTT 등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며 추후 음저협과 함께 논의해 다시 개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생성형 AI 창작물의 권리를 무조건 막기보다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개입한 부분에 한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 저작권료를 아끼려 AI 음원을 트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지적입니다. 다만 AI 음원의 저작권 지위 자체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지금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규정이 정비되면 소급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음악 창작자: AI 음원이 저작권료 없이 재생되는 만큼, 기존 창작자의 사용료 수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규정 공백이 길어질수록 이 격차는 벌어집니다.

AI 도구로 창작하는 사람: 음저협 기준은 ‘최소 50% 이상 인간 개입’이었으나 현재는 철회된 상태입니다. 등록 기준이 없는 상태이므로, 상업적 이용을 계획한다면 향후 규정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 카페에서 듣는 음악이 왜 어딘가 어색한지에 대한 설명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가 만든 음악은 저작권이 없나요?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만을 저작권의 주체로 봅니다. 음저협 규정도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한해 신탁을 인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Q. 규정이 철회됐으면 지금은 어떻게 되나요?
규정 공백 상태입니다. 문체부는 음저협과 논의를 거쳐 다시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Q. AI 사용 여부를 구분할 수 있나요?
현재 기술로는 완벽한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 기사의 지적입니다. 그래서 신고자의 양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위약벌 같은 장치가 논의됐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문체부와 음저협이 다시 내놓을 개정안의 내용과 시점.
  • ‘인간의 주도적 참여’를 판정하는 기술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는지.
  • 국회에서 AI 창작물 관련 입법 논의가 시작되는지.
  • 미술·출판 등 다른 분야가 음저협 사례를 어떻게 참고하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