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9%로 내렸다는데 사실은 올랐다 — 컴퓨터 27%, 석유류 14.8%가 가리키는 것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국가데이터처가 10월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2.9% 올랐습니다. 7월 2.8%, 8월 3.1%에 이어 다시 2%대입니다.
  • 왜 중요? 숫자는 내렸지만 한국은행은 “물가 오름세는 다소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8월 수치에는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0.6%포인트 끼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9월 2.9%, 컴퓨터 27.4%, 휴대전화 8.3%, 석유류 14.8%, 가공식품 2.1%, 한은 10월 전망 3% 내외.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입니다. 8월 3.1%에서 2%대로 내려왔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막으려고 한 달 동안 2000만 명 이상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감면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료는 21.0% 내렸습니다. 그 반작용으로 올해 8월 휴대전화료가 1년 전보다 26.7% 오른 것으로 잡히면서 소비자물가를 0.6%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이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8월의 실제 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입니다. 2.5%에서 2.9%로 간 것이니, 물가는 내린 것이 아니라 오른 셈입니다. 한국은행도 이날 같은 분석을 내놨습니다.

숫자로 보는 9월 물가

품목·지표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2.9%
컴퓨터 +27.4%
석유류 +14.8%
휴대전화 +8.3%
가공식품 +2.1%(8월 1.5%)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2.8%
생활물가지수 +2.5%
농축수산물 -0.3%
농산물 -4.0%
신선식품지수 -3.3%

무엇이 올랐고 무엇이 내렸나

오른 것: 가공식품은 최근 잇따른 출고가 인상이 반영돼 2.1% 올라 8월(1.5%)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을 뜻하는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컴퓨터는 1년 전보다 27.4% 올랐고, 갤럭시·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휴대전화도 8.3% 상승했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컴퓨터·휴대전화 등 내구재와 가공식품의 상승 폭 확대가 근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석유류: 1년 전보다 14.8% 올랐습니다. 8월(14.2%)에 이어 14%대입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 낮아졌다며, 이 제도가 없었다면 9월 물가 상승률이 3.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내린 것: 농축수산물은 0.3% 내렸고, 특히 농산물은 4.0% 하락했습니다. 정부 할인 지원과 수급 여건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사과·배 등 과실류는 작황 호조와 추석 연휴 출하량 증가로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10월은 다시 3%

한국은행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근원 품목의 오름세가 지속돼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동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 충격의 전이와 수요 측 압력 확대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근원물가는 가격 변동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 줍니다. 여기가 오른다는 것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전반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장을 본다면 신선식품은 3.3% 내렸습니다. 과일값이 내려 추석 직후 장바구니 부담은 덜합니다. 반면 가공식품은 출고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라면·과자류 가격은 오르는 방향입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살 계획이라면 컴퓨터 27.4%, 휴대전화 8.3% 상승이 이번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숫자입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완제품 가격으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주유비를 낸다면 석유류는 14%대 상승이 두 달째입니다. 최고가격제가 0.6%포인트를 눌러 놓은 상태라는 점도 기억할 만합니다.

대출이 있다면 한은이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리 결정에 물가가 변수로 작용합니다. 이 글은 금리 방향을 예측하거나 투자를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저효과가 뭔가요?
A. 비교 대상인 1년 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높아서 올해 증감률이 실제보다 크게 또는 작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지난해 8월 통신요금이 반값이었기 때문에 올해 8월 통신요금이 크게 오른 것처럼 계산됐습니다.

Q. 생활물가는 2.5%인데 체감은 왜 더 높나요?
A. 생활물가지수는 자주 사는 품목 위주로 구성됩니다. 석유류 14.8%, 컴퓨터 27.4%처럼 일부 품목의 상승 폭이 크면 그 품목을 쓰는 사람의 체감은 평균보다 높아집니다.

Q.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부 추정으로는 9월 물가 상승률이 3.5%였을 것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첫째, 10월 물가가 한은 전망대로 3% 내외로 올라가는지입니다. 둘째, 칩플레이션이 컴퓨터·휴대전화를 넘어 다른 전자제품으로 번지는지입니다. 셋째, 석유 최고가격제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