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된 금목걸이가 4분 만에 사라졌다 — 유럽 박물관 절도가 금으로 옮겨간 이유

박물관 유물 도난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유럽연합 경찰기구 유로폴이 8월 하순 보고서 달라지는 수법, 달라지는 표적에서 박물관 절도가 갈수록 거칠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프랑스 하원 조사위원회도 5월 보고서에서 박물관 절도가 건수가 아니라 폭력성이 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 왜 중요? 표적이 그림에서 금과 보석으로 옮겨갔습니다. 녹이면 출처가 사라져 처분이 쉽기 때문입니다. 지킬 힘이 없는 작은 박물관부터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2500년 된 금목걸이 도난에 4분, 랄리크 박물관 11분에 보석 27점·450만유로, 프랑스 지역 박물관 CCTV 설치율 54%.

무슨 일이 있었나

주간경향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 24일 프랑스 동부 소도시 샤티용쉬르센의 지역 박물관에 남성 2명이 가발을 쓰고 들어와 진열장을 깨고 빅스 귀부인의 토크를 들고 달아났습니다. 무게 480g짜리 순금 목걸이로, 2500년 된 켈트족 유물입니다. 사라지는 데 4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앞서 7월 5일에는 알자스 윙겐쉬르모데르의 랄리크 박물관에서 복면을 쓴 3명이 해머와 슬레지해머로 진열장 6개를 부수고 11분 만에 보석 27점, 450만유로어치를 가져갔습니다.

유로폴이 든 사례는 대부분 금과 보석입니다. 지난해 1월 네덜란드 아선의 드렌츠 박물관에 든 일당은 폭발물로 문을 뚫고 2500년 된 다키아 금 투구와 팔찌를 훔쳐 갔습니다. 지난해 10월 파리 루브르에 침입한 일당은 창문을 깨고 경비원과 관람객을 위협한 뒤 진열장을 부숴 8800만유로어치 보석을 가져갔습니다.

숫자로 보는 유럽 박물관 절도

항목 내용
유로폴 보고서 달라지는 수법, 달라지는 표적(8월 하순)
프랑스 하원 보고서 5월, 건수가 아니라 폭력성이 늘었다고 진단
샤티용쉬르센 7월 24일, 480g 순금 목걸이, 4분 미만
랄리크 박물관 7월 5일, 11분, 보석 27점 450만유로
드렌츠 박물관 지난해 1월, 다키아 금 투구·팔찌
루브르 지난해 10월, 8800만유로어치 보석
몽탕 시립 고고학센터 7월 초, 갈로로마 시대 금화 12만유로 상당
금값 지난해 60% 넘게 상승
프랑스 국가 공인 박물관 1218곳, 85%를 시·도가 운영
CCTV 설치율 2024년 조사 응답 616곳 중 54%
프랑스 보안 기금 올해 3000만유로, 대상 3127곳에 균등 배분 시 1곳당 1만유로 미만

배경 — 온전히 훔칠 필요가 없다

예전의 미술품 절도는 작품을 상하지 않게 빼내는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유로폴은 귀금속은 녹이면 수사기관이 쫓을 흔적이 남지 않아 처분하기 쉽고, 장신구에 박힌 보석은 떼어 내 따로 팔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일 물건이라면 흠집을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문 기술도 필요 없습니다. 보고서는 새로 등장한 범인들이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로 현지에서 그때그때 모집되며 슬레지해머와 도끼, 폭약을 쓴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 금 원석 약 6㎏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녹인 금 약 1㎏을 갖고 있었습니다.

계산도 단순해졌습니다. 금값은 지난해 60% 넘게 올랐습니다. 영국의 도난미술품 데이터베이스 아트로스레지스터의 제임스 래트클리프 디렉터는 위험과 보상을 따져 보면 지난 1년 새 보상은 거의 두 배가 됐는데 위험은 그대로라며, 계산은 간단하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 미술범죄 추적가 아르튀르 브란트는 절도의 표적이 그림에서 금으로 옮겨간 지 10년이 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훔친 명화는 악명이 높아 되팔 수도 없지만 금은 형태를 녹이는 즉시 출처가 은폐된다며, 지금은 유럽 거의 모든 도시에서 금을 곧바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지킬 힘이 없는 박물관부터

유로폴은 범인들이 박물관 보안을 보석상보다 허술하다고 여긴다고 봤습니다. 보고서가 인용한 유럽범죄예방네트워크는 박물관 보안을 늘 균형 잡기라고 표현했습니다. 박물관은 누구나 들어와 문화유산을 가까이서 보게 하려고 여는 곳입니다. 유리를 두껍게 하고 출입을 막을수록 관람은 어려워집니다. 빅스의 토크도 관람객이 드나드는 시간에 사라졌습니다.

예산도 문제입니다. 프랑스 하원 보고서를 보면 국가 공인 박물관 1218곳의 85%를 시와 도가 운영합니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 박물관을 재정이 부족하다고 평가했고, 2024년 조사에 응한 616곳 가운데 CCTV를 갖춘 곳은 54%에 그쳤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올해 마련한 보안 기금 3000만유로를 대상 시설 3127곳에 똑같이 나누면 1곳당 1만유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랄리크 박물관은 도난 뒤 9월 초까지 문을 닫은 채 보안 보강에 쓸 20만유로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미술 전문지 르주르날데자르의 장크리스토프 카스틀랭 편집장은 올여름 유럽 박물관 절도 10건 가운데 8건이 녹이기 쉬운 보석·주화 등을 노렸다고 집계했습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의 도나 예이츠 교수는 박물관 대부분은 갈수록 돈이 모자라며, 박물관 예산을 아는 사람이 거론할 수 있는 보안 대책은 공상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돌아오는 그림, 사라지는 금

그림 절도가 멎은 것은 아닙니다. 9월 초 프랑스 카뉴쉬르메르의 르누아르 박물관에서 르누아르 그림 2점이 3분도 안 돼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그림은 그림으로 남습니다. 래트클리프 디렉터는 인터넷과 디지털 사진 덕에 도난 미술품이 시장에 나오면 곧바로 가려진다고 했습니다. 2020년 네덜란드 싱어라런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반 고흐 그림은 추적가 브란트가 음지의 소장자와 협상해 3년 만에 되찾았고, 드렌츠 투구도 지난 4월 피고인 일부와 합의한 끝에 돌아왔습니다.

금붙이는 다릅니다. 지난해 9월 이집트 카이로 이집트박물관에서 사라진 3000년 된 팔찌는 녹아 없어졌습니다. 루브르 사건으로 11명이 체포됐지만 보석은 범인들이 달아나다 떨어뜨린 외제니 황후 왕관을 빼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빅스의 토크도, 몽탕의 금화도 행방을 모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박물관을 즐겨 찾는 사람: 보안을 강화할수록 관람 경험은 제한됩니다. 진열장이 두꺼워지거나 관람 동선이 바뀌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정책에 관심 있는 사람: 국가 대표 기관보다 재정이 약한 지역 박물관이 먼저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금값 흐름을 지켜보는 사람: 금값 상승이 문화재 범죄의 유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프랑스 보안 기금의 배분 방식과 지역 박물관 CCTV 설치율 변화.
  • 유로폴 권고에 따른 유럽 차원의 박물관 보안 기준 마련 여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