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간 상자 속에 있던 화석 — 공룡이 처음 나타난 시기가 1000만 년 늦춰질 수도

수장고에서 재발견된 화석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영국 브리스톨대와 런던 자연사박물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박물관 수장고에 60년 넘게 있던 탄자니아 만다층 화석을 신종으로 확인하고 디노돈토사우루스 이시아바만다로 명명했다고 9월 21일 밝혔습니다.
  • 왜 중요? 남미에서만 발견되던 속이 아프리카에서 나오면서 탄자니아 지층의 연대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같은 지층에서 나온 가장 오래된 공룡 후보들의 나이도 그만큼 젊어집니다.
  • 핵심 숫자/일정: 화석 발굴 1963년, 수장고 보관 63년, 신종 연대 약 2억4000만 년 전, 지층 연대 약 1000만 년 하향, 논문 게재 9월 16일.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와 런던 자연사박물관, 레딩대, 아르헨티나 자연과학박물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런던 자연사박물관 수장고에 방치돼 있던 탄자니아 만다층 트라이아스기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종임을 확인하고 디노돈토사우루스 이시아바만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 9월 16일 자에 실렸습니다.

이 화석은 1963년 영국 고생물학자들이 지금의 탄자니아 지역에서 발굴해 런던 자연사박물관으로 옮긴 것입니다. 극히 일부만 연구된 채 수장고에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발굴 후 개봉되지 않은 골격 표본과 2012년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조각난 머리뼈를 함께 분석했습니다. 재검토 과정에서 같은 표본 번호 아래 최소 4개 개체분의 뼈가 뒤섞여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숫자로 보는 이번 연구

항목 내용
연구 주체 브리스톨대·런던 자연사박물관·레딩대·아르헨티나 자연과학박물관·바르셀로나대·다르에스살람대 등
신종 이름 디노돈토사우루스 이시아바만다
화석 발굴 1963년, 현재의 탄자니아 지역
추가 표본 2012년 발견된 조각난 머리뼈
표본 상태 같은 표본 번호에 최소 4개 개체분 뼈 혼재
분석 방법 X선 컴퓨터단층촬영, 3차원 표면 스캔
계통분석 124개 분류 단위, 199개 형질, 세 가지 분석법
머리뼈 길이 30㎝
기존 지층 연대 중기 트라이아스기 아니시안(약 2억4700만~2억4200만 년 전)
새 결론 후기 라디니안~카니안, 약 1000만 년 늦음
논문 게재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 9월 16일

배경 — 공룡이 아니라 디키노돈트였다

이름은 공룡처럼 들리지만 두 표본 모두 공룡이 아닙니다. 부리와 한 쌍의 엄니를 가진 초식동물 디키노돈트로, 포유류로 이어지는 단궁류 계통에 속합니다. 지금까지 남미에서만 발견되던 디노돈토사우루스 속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구팀은 X선 컴퓨터단층촬영과 3차원 표면 스캔으로 머리뼈 길이 30㎝ 표본을 정밀 분석했습니다. 전상악골의 구개 융기가 앞쪽에서 혹처럼 부풀고 측두교 정중선에 홈이 있는 점 등이 기존 두 종과 구별되는 특징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24개 분류 단위와 199개 형질을 놓고 베이즈 추정, 최대우도법, 최대절약법 등 세 가지 계통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입천장 구조는 무엇을 먹었는지도 알려줍니다. 디키노돈트의 구개 융기는 보통 날처럼 생겨 식물을 잘라내는 데 쓰이는데, 이 종은 앞부분이 둥글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단단한 먹이를 깨 먹는 거북이나 늑대장어를 닮은 형태입니다. 입천장 뼈 선반이 짧아 무는 힘에도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같은 지층에서만 디키노돈트가 5~6종 확인됐는데, 연구팀은 덩치 큰 초식동물들이 먹이를 나누면서 공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왜 공룡의 나이가 흔들리나

이번 화석이 나온 탄자니아 지층은 가장 오래된 공룡 후보인 니아사사우루스와 아실리사우루스가 발굴된 곳입니다. 문제는 이 지층의 연대를 직접 잴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암석의 절대 연대는 보통 화산재에 섞인 광물을 분석해 구하는데, 탄자니아 지층에는 그런 화산재층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생물학자들은 같은 화석이 나오는 다른 지역 지층을 찾아 같은 시대로 짝지은 뒤, 연대가 측정된 쪽의 숫자를 빌려 씁니다. 그동안 탄자니아 지층의 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고, 몇몇 화석을 공유한다는 이유로 중기 트라이아스기 아니시안(약 2억4700만~2억4200만 년 전)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짝을 바꿨습니다. 남미에만 있는 줄 알았던 디노돈토사우루스가 탄자니아에서도 나온 이상, 같은 속이 발견되는 브라질·아르헨티나 지층과 같은 시대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미 지층에는 탄자니아에 없는 화산재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차냐레스층 하부는 이 방식으로 약 2억3600만 년 전이라는 값이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탄자니아 지층이 아니시안이 아니라 그보다 1000만 년가량 늦은 후기 라디니안~카니안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같은 지층에 묻혀 있던 가장 오래된 공룡 후보들의 나이도 그만큼 젊어집니다. 공룡 계통이 지구에 등장한 시점이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늦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과학 소식을 즐겨 보는 사람: 새로운 발굴이 아니라 이미 보관돼 있던 표본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라는 점이 이번 연구의 특징입니다.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 전시된 유물은 수장고에 있는 것의 일부입니다. 마이크 데이 런던 자연사박물관 박사는 야외 발굴 못지않게 박물관 수장고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와 부모: 공룡의 등장 시기가 확정적으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연구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번에 발견된 것이 가장 오래된 공룡인가요?
아닙니다. 이번 신종은 공룡이 아니라 디키노돈트라는 초식동물입니다. 공룡의 등장 시기는 이 화석이 나온 지층의 연대가 바뀌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Q. 왜 지층 연대를 직접 재지 못하나요?
절대 연대 측정에 쓰이는 화산재층이 탄자니아 지층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화석이 나오는 다른 지역 지층과 짝지어 연대를 빌려 오는 방식을 씁니다.

Q. 공룡 등장 시기가 확정적으로 늦춰진 건가요?
연구팀은 늦춰질 수 있다는 근거가 나왔다고 밝혔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탄자니아 만다층 연대 재조정에 대한 학계의 후속 검증.
  • 니아사사우루스·아실리사우루스 등 초기 공룡 후보의 연대 재평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