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공연도 탄소를 잰다 — SM·하이브·JYP와 시범 측정, 가이드라인 만든다

K팝 공연의 탄소 배출을 측정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케이팝포플래닛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탄소중립 공연 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열었습니다.
  • 왜 중요? 국회·정부·공연 산업계·학계·시민사회가 공연 산업의 탄소중립 기준과 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함께 논의한 자리였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부터 3대 기획사(SM·하이브·JYP)와 함께 서울·인천 지역 공연장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 시범 측정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개발한 탄소 배출 계산기를 고도화한 뒤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대형 콘서트 한 번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들어갑니다. 무대와 조명, 음향, 영상, 특수효과 장비가 들어오고 나가고, 수만 명의 관객이 전국에서 이동하고, 공연장은 몇 시간 동안 대량의 전력을 씁니다. 이 모든 것이 탄소 배출로 환산됩니다.

문제는 그동안 이것을 재는 공통 기준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은 그 기준을 만들자는 자리였습니다. 2021년 출범한 케이팝포플래닛은 자신이 사랑하는 K팝 아이돌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전 세계 K팝 팬 주도의 기후 운동 플랫폼입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국회 문체위 이정문 간사 등 소속 의원들과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케이팝포플래닛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개회사를 맡은 이정문 의원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팬덤이 확대되며 공연 산업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실제 공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실천 방안을 마련할 때라는 점에서 협의체 출범이 뜻깊다고 말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논의 현황

항목 내용
협의체 출범일 2026년 9월 8일
공동 주최 국회 문체위 의원,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케이팝포플래닛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시범 측정 참여 기획사 SM, 하이브, JYP
시범 측정 지역 서울, 인천 공연장 중심
국내 배출량 측정에 나선 기업 YG, SM
콘텐츠진흥원 연구 시작 2023년(문체부와 공동)
참여형 탄소 계산기 관객 참여율 10% 미만
참고 기준 2008년 ‘저탄소형 녹색행사 가이드라인’

배경 — 재는 것부터가 일이다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측정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내일의쓰임 조효진 대표는 블랙핑크 등 K팝 콘서트의 탄소 배출량 측정 경험을 전했습니다. 관객 이동을 측정하려고 참여형 탄소 계산기를 운영했지만, 예매처와 주최 측의 관객 고지 채널에 접근하기 어려워 참여율이 10% 미만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무대·조명·음향·영상·특수효과 등 협력사와 공연장 시설의 데이터도 제공 의무가 없어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 김강 이사는 최근 2PM 콘서트에서 탄소발자국 산정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요청받는 등 업계의 측정·관리 움직임이 실제로 시작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공연장마다 시설 구조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달라 특정 공연의 에너지 사용량을 분리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 데이터를 일률적으로 요구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측정 범위를 확대하고 계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반면 측정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경험도 나왔습니다. 사운드얼라이언스 한문규 대표는 친환경 공연을 표방하며 올해 첫선을 보인 ‘서스테이너블 웨이브 페스티벌’ 운영 경험을 공유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은 막상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감축을 꾀해야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실제 제작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업계 공통의 데이터 기준과 측정 도구, 현장과 기후 분야를 연결하는 전문적인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표준협회 이동규 기후환경센터장은 공연 특성상 현장 실사에 한계가 있으니 사전 준비·실행·사후 정리 단계별 체크리스트와 데이터 수집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나아가 2008년 ‘저탄소형 녹색행사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계승하되 글로벌 기준을 반영해 해외 투어와 글로벌 파트너십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규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이지은 선임연구원은 관점의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해외 투어와 국제 협업이 활발한 K-콘텐츠 산업에서 탄소 배출 측정·보고 역량은 시장 접근과 협업의 기반이 될 수 있기에, 탄소중립을 일종의 규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외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열었던 밴드 콜드플레이는 탄소중립 공연의 대표주자로 꼽히며, 이전 투어 대비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는 성과를 냈습니다. 현장의 재생 전력 100% 운영을 실현한 영국의 ‘샴발라 페스티벌’도 예시로 소개됐습니다.

국내에서는 YG와 SM이 공연 탄소 배출량 측정에 나섰으나, 이를 더 다양한 공연과 행사로 확산할 공통 기준과 지원 체계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연구원은 K팝의 저탄소 전환은 이미 시작됐고 이제 필요한 것은 선도 기업의 실험을 산업 전체가 선택할 수 있는 운영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공통 산정기준과 측정 체계를 마련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2023년부터 문체부와 함께 연구를 시작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강훈 미래정책팀장은 저탄소 중립 전환이 개별 기업이 담당하기엔 어려운 문제라며 다양한 주체의 협업과 공공 인프라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3대 기획사(SM·하이브·JYP)와 함께 서울·인천 지역 공연장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 시범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고, 시범 측정을 통해 지난해 개발한 탄소 배출 계산기를 고도화한 뒤 가이드라인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공연을 보러 가는 팬: 관객 이동은 공연 탄소 배출의 큰 축입니다. 참여형 탄소 계산기의 참여율이 10% 미만에 그쳤다는 것은, 앞으로 예매 단계에서 이동 수단을 묻는 절차가 도입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연 기획·제작 종사자: 협력사에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요청받는 사례가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제공 의무가 없지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계약 단계에서 데이터 제공 조항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연장 운영자: 김강 이사가 지적했듯 특정 공연의 에너지 사용량을 분리하려면 계측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단계적 확대가 제안된 만큼 준비 시간이 주어질 전망입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획사: 발제자의 지적대로 탄소 배출 측정·보고 역량이 해외 시장 접근과 협업의 요건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건가요?
아닙니다. 협의체가 출범해 제정을 논의하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콘텐츠진흥원은 시범 측정으로 계산기를 고도화한 뒤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의무가 되나요?
현재까지 의무화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발제에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산업의 자발적 참여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

Q. 이미 측정하는 기획사가 있나요?
YG와 SM이 공연 탄소 배출량 측정에 나섰습니다. 시범 측정에는 SM·하이브·JYP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탄소 배출 계산기 고도화 결과와 가이드라인 초안 공개 시점.
  • 관객 이동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지 — 참여율 10% 미만이라는 벽을 넘을 방법이 나오는지.
  • 협력사·공연장의 데이터 제공을 강제할 근거가 마련되는지.
  • 음원·음반 제작 단계의 탄소 배출까지 논의가 확장되는지.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