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안 맞는다던 용매 둘을 섞었더니 수명이 3배 — UNIST·KAIST의 리튬금속배터리 전해액

리튬금속배터리 전해액 연구를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송현곤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공동연구팀이 리튬금속배터리의 수명을 기존보다 약 3배 늘리는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 왜 중요? 리튬이온을 너무 강하게 붙잡아 리튬금속배터리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두 용매를 섞었더니 오히려 결합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찾아냈습니다. 비싼 불소계 용매나 고농도 염 없이 상용 용매로 성능을 높였습니다.
  • 핵심 숫자/일정: 25도, 4.5V 충전 조건에서 150회 충·방전 뒤 초기 용량 약 80% 유지(기존 전해액은 약 50회). 평균 쿨롱효율 99.35%. 8월 11일 ACS Nano 게재.

무슨 일이 있었나

뉴시스가 12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리튬금속배터리는 지금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음극에 쓰는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씁니다. 이론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차세대 배터리로 꼽힙니다. 문제는 충·방전을 반복하는 동안 리튬금속이 전해액과 반응해 소모되고, 그만큼 용량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에너지를 더 담으려고 높은 전압으로 충전하면 전해액 분해와 전극 손상이 더 심해집니다.

연구팀은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설폴레인(SL)을 3대 7 비율로 섞고 리튬염과 소량의 첨가제를 더해 전해액을 만들었습니다. 두 용매는 각각 리튬이온을 강하게 붙잡는 성질이 있어 그동안 리튬금속배터리에는 적합하지 않은 물질로 여겨졌습니다.

왜 섞으면 달라지나 — “협동 용매화”

리튬이온이 음극 표면에 리튬금속으로 쌓이려면(석출) 주변을 둘러싼 용매 분자를 떼어내야 합니다. 용매가 리튬이온을 너무 세게 붙잡으면 이 과정이 어려워지고, 리튬이 고르지 않게 쌓이면서 보호막이 손상되고 전해액과의 부반응으로 리튬이 소모됩니다.

연구팀은 두 용매를 섞으면 두 용매 분자가 서로 끌어당기면서 리튬이온을 붙잡는 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결합력이 강한 두 용매를 합쳤는데 오히려 리튬이온과의 결합이 약해진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협동 용매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숫자로 보는 연구 결과

항목 새 전해액 기존 탄산염계 전해액
용매 구성 EC와 SL 3대 7 + 리튬염 + 첨가제 탄산염계
시험 조건 하이니켈 양극, 25도, 4.5V 충전 동일
초기 용량 80% 유지 횟수 150회 충·방전 뒤에도 약 80% 약 50회 만에 80% 이하
초기 쿨롱효율 98.24% —
평균 쿨롱효율 99.35% —

쿨롱효율은 충전 때 석출된 리튬 가운데 방전 때 다시 쓸 수 있는 리튬의 비율입니다. 99.35%라면 한 번 충·방전할 때 리튬의 0.65%만 잃는다는 뜻입니다. 전해액 분해에 따른 가스 발생과 양극에서 니켈이 녹아 나오는 현상도 줄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 전기차·ESS 산업을 지켜보는 독자: 리튬금속배터리는 흑연 음극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수명이 짧은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습니다. 수명을 3배 늘렸다는 결과는 그 걸림돌을 낮추는 방향의 연구입니다. 다만 실험실 셀 단위 결과이며, 양산 적용 시점은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 배터리 소재 관련 종사자: 고가의 불소계 용매나 고농도 염에 기대지 않고 상용 용매 조합으로 성능을 올렸다는 점이 비용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제1저자 홍진기 연구원은 상용 리튬이온배터리 전해액 성능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일반 독자: 당장 스마트폰·전기차 배터리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 설계 원리를 뒤집은 연구가 학술지에 실린 단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리튬금속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의 차이는?
음극 소재가 다릅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흑연, 리튬금속배터리는 리튬금속을 씁니다. 후자가 이론 용량이 크지만 리튬 소모와 수명 문제가 있었습니다.

Q. 4.5V 충전이 왜 중요한가요?
높은 전압으로 충전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전해액 분해와 전극 손상이 심해집니다. 이 조건에서 150회를 버텼다는 것이 이번 결과의 핵심입니다.

Q. 연구는 어디에 실렸고 누가 지원했나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8월 11일 게재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대용량 셀·파우치 단위 검증: 실험실 결과가 실제 배터리 크기에서도 재현되는지가 다음 단계입니다.
  • 상용 리튬이온배터리 적용: 연구팀이 언급한 기존 배터리 전해액 개선 가능성이 후속 연구로 이어질지 지켜볼 만합니다.
  • 국내 차세대 배터리 정책: 전고체·나트륨 등 차세대 배터리 지원 논의와 함께 리튬금속 분야의 위치가 어떻게 잡히는지가 관심사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