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반년 전에 85.6%가 취업했다 — 그런데 합격자 절반이 입사를 거절하는 나라

일본 대졸 예정자 내정률과 내정 사퇴율을 나타낸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일본 교도통신은 10월 1일, 취업 정보회사 마이나비 집계 결과 8월 말 기준 내년 대졸 예정자의 취직내정률이 85.6%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과 88.9%, 문과 83.5%입니다.
  • 왜 중요? 저출산에 따른 인력난으로 구직자가 기업보다 유리한 구조가 굳어졌습니다. 기업이 채용을 확정한 학생 2명 중 1명이 입사를 거절합니다.
  • 핵심 숫자/일정: 내정률 85.6%, 내정 사퇴율 51.7%, 대졸 초봉 평균 월 26만7220엔(약 235만원), 내정식 10월 1일.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기업은 졸업 1년 전쯤 신입사원을 뽑아 채용을 미리 확정해 두는데, 이를 ‘내정’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채용 경쟁이 대학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선발은 6월, 내정 발표는 10월 이후에 하도록 권고합니다. 그래서 주요 기업들은 매년 10월 1일 입사 예정자를 모아 채용 확정을 공식화하는 ‘내정식’을 엽니다. 올해도 1일 각 기업에서 일제히 열렸습니다.

내년 봄 졸업하는 학생 10명 중 8~9명이 이미 취업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숫자로 보는 일본 취업 시장

항목 수치
취직내정률(8월 말) 85.6%
이과 / 문과 88.9% / 83.5%
내정 사퇴율(6월 기준) 51.7%
내정 사퇴를 겪은 대기업·중견기업 69.9%
대졸 초봉 평균 월 26만7220엔(약 235만원), 전년 대비 4.5%↑
초봉 10% 이상 올린 기업 149곳
월 30만엔 이상 주는 기업 245곳(전년 대비 약 90%↑)
학생 희망 초봉 평균 월 28만8000엔(약 253만원)

뽑아 놓고도 절반을 놓친다

학생들이 일찌감치 취업을 확정 짓는 배경에는 인력난이 있습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학생들은 여러 곳에서 내정을 받아 두고 막판까지 저울질합니다.

리크루트 산하 취업미래연구소 조사에서 내년 졸업 예정자의 내정 사퇴율은 6월 기준 51.7%였습니다. 채용 플랫폼 아바바의 조사에서도 대기업·중견기업의 69.9%가 내정식 전후로 내정 사퇴를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내정자를 붙잡아 두는 데 공을 들입니다. 내정 통보 이후에도 입사 때까지 면담을 통해 희망 근무지를 조율하거나 선배 사원과의 간담회를 여는 식입니다.

초봉 경쟁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월 발표한 채용계획 조사에서 올해 대졸 초봉 평균은 월 26만7220엔으로 지난해보다 4.5% 올라 역대 최고였습니다. 초봉을 10% 이상 올린 기업이 149곳, 월 30만엔 이상 주는 기업은 245곳으로 1년 새 약 90% 늘었습니다.

그래도 학생 눈높이에는 못 미칩니다. 마이나비 조사에서 학생들이 희망하는 평균 초봉은 월 28만8000엔이었습니다.

알바생을 점장으로, 알바 경력을 초봉으로

가전 유통업체 노지마는 9월 30일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대학생 2명을 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접객 태도와 판매 실적 등을 평가해 뽑힌 이들은 정규 점장과 같은 처우를 받으며 예산 관리와 직원 채용 권한도 갖습니다. 1일부터 가나가와현 매장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생이 점장을 맡은 것은 처음입니다.

노지마는 아르바이트 경력을 초봉에 반영하는 제도도 운영합니다. 1년 이상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탁월한 성과와 제안 능력을 보인 학생이 대상입니다. 내년 입사자의 초봉 최고액은 올해(월 40만엔)보다 3만8000엔 오른 월 43만8000엔(약 385만원)이고, 직책 수당 등을 더하면 최대 월 47만7000엔(약 420만원)입니다.

노지마 전국 매장 근무 인원 약 1만 명 가운데 절반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입니다. 회사 측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노력해 온 우수한 학생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지마 히로시 사장은 대학생 약 900명이 참석한 내정식에서 자사를 “고객에게 공헌한 사람에게 빛을 비추는 공헌서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한국 취준생 입장에서는 같은 저출산 국가인데 취업 시장의 풍경이 정반대입니다. 다만 초봉 수준은 다릅니다. 일본 대졸 초봉 평균은 월 235만원 안팎이고, 기사에 소개된 최고 사례가 월 420만원입니다.

일본 취업을 생각한다면 일본 채용은 졸업 1년 전에 시작해 10월 1일 내정식으로 확정되는 일정으로 움직입니다. 구직자 우위 시장이라는 점은 유리하지만, 내정률 통계는 일본 대학 재학생 기준입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인구 구조가 일본을 뒤따르고 있는 만큼, 내정자를 붙잡으려 근무지를 조율하고 아르바이트 경력을 초봉에 반영하는 풍경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정률 85.6%는 취업률과 같은가요?
A. 졸업 전에 채용을 확정받은 학생의 비율입니다. 한 학생이 여러 곳에서 내정을 받을 수 있고, 그래서 내정 사퇴율도 높게 나옵니다.

Q. 왜 10월 1일인가요?
A. 일본 정부가 내정 발표를 10월 이후에 하도록 권고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이날 내정식을 엽니다.

Q. 420만원은 누구나 받나요?
A. 아닙니다. 노지마에서 1년 이상 아르바이트하며 탁월한 성과를 보인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초봉 최고액에 직책 수당을 더한 금액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첫째, 내정 사퇴율 51.7%가 내정식 이후 얼마나 더 올라가는지입니다. 둘째, 학생 희망 초봉(28만8000엔)과 실제 평균(26만7220엔)의 격차가 내년에 좁혀지는지입니다. 셋째, 노지마식 ‘학생 점장’과 아르바이트 경력 반영이 다른 업종으로 번지는지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