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가 또 올렸다 —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

유럽중앙은행 금리 인상과 국채금리 급등을 표현한 이미지

한눈에 요약

  • 무슨 일?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습니다.
  • 왜 중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인상입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로 전가되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입니다.
  • 핵심 숫자/일정: 예금금리 2.50%, 기준금리 2.65%, 한계대출금리 2.90%. 16일부터 적용됩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의 최고치인 3.3%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ECB의 결정은 시장 전망과 일치했습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올린 예금금리 2.50%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ECB는 지난 6월에도 금리를 올렸는데, 당시가 2023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인상이었습니다. 즉 2년 가까이 내리거나 동결하던 흐름이 올해 들어 인상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만들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결정이 물가상승률을 2%의 중기 목표로 안정시키려는 통화정책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인상 결정이 만장일치였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향후 경로에 관한 어떤 토론도 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숫자로 보는 이번 결정

항목 인상 후
예금금리 2.50%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 2.65%
한계대출금리 2.90%
적용 시점 9월 16일부터
인상 폭 각각 0.25%포인트

주요국 금리와의 격차는 이렇게 벌어져 있습니다.

구분 금리 ECB 예금금리와의 격차
ECB 예금금리 2.50% -
한국 기준금리 3.00% 0.50%포인트
미국 기준금리 3.50~3.75% 1.00~1.25%포인트

ECB의 전망치 조정도 함께 나왔습니다.

전망 6월 전망 이번 전망
유로존 성장률(올해) 0.8% 0.9%
유로존 성장률(내년) 1.2% 1.4%
소비자물가 상승률(올해) 3.0% 3.0% (유지)
소비자물가 상승률(내년) 2.3% 2.5%

성장률은 올려 잡고 내년 물가 전망도 올렸습니다. ECB는 전망이 여전히 대단히 불확실하며 물가상승률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보였습니다.

배경 — 전쟁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발단은 에너지입니다.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의 최고치인 3.3%까지 올랐습니다. ECB 목표치 2%를 6개월 연속 웃돈 수치입니다.

지난 7월부터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뿐 아니라 서부텍사스원유(WTI)도 10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전쟁 이전의 2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채권시장이 더 크게 흔들렸다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뚜렷해졌습니다.

국채 금리 기록
독일 2년물 3.19% 거의 3년 만의 최고(전장 대비 최대 +0.12%p)
독일 10년물 3.49% 2011년 이후 최고(+0.05%p)
영국 10년물 5.36% 2007년 이후 최고(+0.1%p)
영국 30년물 5.92% 1998년 이후 최고

프랑스 국채 금리도 오르면서 독일과 프랑스 10년물의 금리 차는 장중 0.91%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2012년 유로존 부채 위기 이후 최대입니다. 프랑스는 막대한 공공 부채로 재정 압박을 겪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극좌 진영이 ‘중앙은행이 보유한 정부 부채를 취소하자’는 주장까지 내놓자, 라가르드 총재는 법적으로,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금융시장은 잉글랜드은행(BOE)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증시에서는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 600이 0.6% 하락했고, 유로화도 달러 대비 0.1% 약세를 보였습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왜 문제인가요

국채금리는 정부가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율입니다. 이게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부채가 많은 나라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금리 차가 벌어진 것이 그 신호입니다. 또 국채금리는 시중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올라갑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유럽 자산에 투자한 사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합니다. 유럽 국채나 관련 펀드를 보유했다면 평가손익에 직접 영향이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정리이며 특정 자산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환율을 보는 사람: ECB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 격차가 0.50%포인트로, 미국과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져 있습니다. 다만 환율은 금리 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수출입 기업: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고 STOXX 600이 하락했습니다. 유럽 시장 비중이 큰 기업은 수요 둔화와 환율 양쪽을 함께 봐야 합니다.

국내 금리에 관심 있는 사람: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4~15일(현지시간) FOMC를 엽니다. 주요국이 잇따라 긴축 쪽으로 기울면 한국은행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ECB가 금리를 세 개나 발표하는 이유는?
예금금리는 은행이 ECB에 돈을 맡길 때,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는 은행이 ECB에서 돈을 빌릴 때, 한계대출금리는 급전이 필요할 때 적용됩니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예금금리입니다.

Q. 추가 인상이 있나요?
라가르드 총재는 향후 경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금융시장은 연말에 한 차례, 내년에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유로존 경제는 괜찮은가요?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0.8%에서 0.9%로 올렸고, 2분기 성장률은 0.6%였습니다. 다만 장기 채권금리 상승과 부채 증가로 재정 상황이 압박받고 있다는 점은 추가 인상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됩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14~15일 미국 FOMC 결정 — 주요국 긴축 흐름의 다음 분기점입니다.
  • 11월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결정 — 영국 30년물이 1998년 이후 최고를 찍은 상황입니다.
  • 독일·프랑스 10년물 금리 차(현재 0.91%포인트)가 더 벌어지는지.
  •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3.3%에서 꺾이는지.

참고 자료